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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자동차의 현재와 미래

편리성 “Good”, 윤리・안전성은 “글쎄”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한 연구는 미국 국방부 산하의 연구기구인 DARPA의 2004년, 2005년, 2007년 세 차례의 경진대회(DARPA Challenge)에서 출발했다. 이를 본따서 한국과 중국에서도 2010년 이후 꾸준히 무인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가 개최되어 왔고 이를 통해 필요한 기술이 축적되어 왔다. 계명대학교에서도 2009년 자율주행자동차팀이 구성되어 매년 경진대회에 참가해오고 있으며 한양대, 서울대, 카이스트 등의 우수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지난 10월 28일 인천의 신진자동차운전면허시험장에서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주최로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 예선전이 열렸다. 자율주행 운전면허증 획득이라는 미션으로 전국에 12개 대학교가 학교의 이름을 걸고 경쟁하였는데 계명대학교의 BISA팀이 최종 3위의 성적으로 테스트를 통과하여 자율주행 운전면허를 획득하였다. 내년에 이어질 본선에서는 레이싱 대회 형식으로 치러진다. 이러한 대회들을 거치면서 자율주행기술의 저변이 확대되었고 산업체에 필요한 인력들이 꾸준히 배출되었다.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자율주행 기술을 레벨1부터 레벨4까지 구분하고 있는데 레벨1은 가감속 또는 조향 조작 중 한 가지를 자동제어하고 기타 모든 조작은 운전자가 담당하는 기초적인 단계이고, 레벨2는 가감속과 조향 조작을 동시에 수행하고 기타 모든 조작 및 상황 주시는 운전자가 담당한다. 2015년 이후 레벨3의 자율주행자동차가 출시되고 있는데 차량이 모든 주행을 담당하고 시스템 요청 시에만 운전자가 운전 조작 대응하면 되는 단계의 자율주행이다. 레벨1~3은 운전자의 전방주시 의무가 필수이며 이 때문에 반자율주행 혹은 부분자율주행으로 불린다. 레벨4는 시스템 요청 시에 운전자가 조작 및 대응하지 않아도 되는 완전자율주행 단계이다. 자율주행자동차의 선두주자는 구글과 테슬라이며 최근 대부분의 차량제조사들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자동차업체인 현대와 전자업체인 삼성을 비롯한 많은 IT 업체가 이 연구에 투자를 하고 있다. 보수적인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상용화된 레벨4 제품 출현을 상당히 늦게 보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2020년경에는 완전자율주행자동차가 출시되고 2030년경에는 대중화 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인지, 판단, 제어의 세 가지 기술 분야가 필요한데 현재 제어와 관련된 기술은 레벨1 제품군인 적응형크루즈컨트롤(ACC),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 등이 상용화된지 상당기간 경과되면서 완성 단계에 와 있다. 현재 주행 상황을 인지하는 분야의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차량의 정확한 위치인식, 차량주변의 물체인식, 교통신호표지 인식 등이 필요한데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고 폭설, 폭우 등 악천후에서는 취약성을 지닌다. 자율주행 판단은 학습기반의 인공지능(AI) 기술이 대세이다. 자율주행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각종 인프라 시설물도 필요한데 차량과 차량 간의 통신, 차량과 도로 간의 통신으로 서로 인지한 내용을 교환하는 방식의 컨넥티드카와 관련된 연구, 도로에 지능을 부여하는 스마트 도로와 관련된 기술도 필요하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운전자의 편의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추진되고 있는데 편의성은 운전으로 인한 피로감을 덜어주는 것으로 장거리 운전자, 장애인 운전자, 노인 운전자에게 도움을 주는 기술이고 안정성은 자동차 사고로 인한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기술이다. 자율주행기술의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풀어야할 문제 또한 존재한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대표적인 자율주행의 문제로는 사고발생의 주체, 트롤리 딜레마, 시스템 해킹 등이다. 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 사고의 주체가 운전한 사람이 아닌 차가 되어버린다. 때문에 자동주행 AI로 인한 사고를 보험에서 어떻게 포함해야 하느냐는 논란이다. 이 경우 운전자와 자동차 생산업체, 보험사 간에 소송 및 공방이 이어질 것이다. 또 자동차가 피할 수 없는 사고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예를 들면 앞에는 5명의 사람이 있고 방향을 틀면 벼랑 끝으로 운전자가 사망하는 경우 이렇게 긴급한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리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까 등의 문제에서 어떤 철학적 판단을 내려야 하느냐의 트롤리 딜레마가 있다.

세 번째로는 자율주행차의 시스템을 해킹해서 고의로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도 존재한다. 때문에 자율자동차 해킹 문제도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이다. 운전과 관련된 분야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근로 안정성 또한 적지 않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대구시에서 2017년부터 수목원에서 테크노폴리스에 이르는 자동차전용도로와 테크폴리스 일대의 시내도로를 자율주행자동차 실증도로로 사용하도록 허가하였고 계명대학교의 BISA팀도 이들 도로에서의 자율주행 테스트를 준비 중이다. 미국이 2011년부터 자율주행 실차시험을 일반 도로에서 허용한 것으로 보아 국내의 기술수준이 5~6년 뒤쳐진 상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보여준 국내의 연구 성과와 저력으로 볼 때 자동차의 자율주행 시대가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금까지의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한 연구가 주로 기술적인 분야에 치우쳐왔다면 향후로는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인 문제와 윤리 철학에 대한 문제로 연구 분야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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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