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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스트레스

고통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장래의 발전을 위한 유익한 도전의 기회로 인식하길

‘스트레스 쌓인다’, ‘스트레스 안 받고 살 수 없을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이런 말을 흔히 접하게 된다. 오늘날 현대인은 스트레스에 찌들어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산 주식이 폭락하지 않을까?’, ‘구조 조정의 회오리에 말려들지 않을까?’, ‘영어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등 이 모든 것이 스트레스로 와 닿는다. 현대 사회의 특징인 급격한 산업화, 지식화, 정보화로 인해 현대인의 생활은 새로운 변화에 대한 매 순간의 적응과 대처의 연속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변화에 대한 적응과 대처 과정이 바로 스트레스 그 자체이다. 따라서 현대인은 필연적으로 스트레스와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스트레스(stress)의 어원은 라틴어 strictus 또는 stringere에서 온 것으로 “팽팽한-팽팽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마치 스프링이 곧 튕겨 나갈 듯이 조여진 상태를 말한다. 이 어원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의 느낌을 반영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란 개인과 환경간의 특정한 상호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도전적인 상황 또는 자신의 안녕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를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역으로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삶이란 오로지 지루함의 연속일 수 있다.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말로써 ‘스트레스’ 즉 부정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는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흔히 직장에서 압박감, 상사의 명령, 병든 자식, 교통지옥 등을 스트레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스트레스를 일으킬 수 있는 ‘유발 인자’라고 할 수 있으며 스트레스란 이 같은 요인에 의해 일어나는 실제적인 신체의 반응을 말한다. Hans Selye 박사의 정의에 의하면 스트레스란 생성된 어떤 요구(demand)에 따른 신체의 비특이성 반응을 말한다. 여기서 요구란 신체의 적응이 필요로 하는 위험, 도전이나 어떤 종류의 변화를 뜻한다. 이러한 반응은 자동적이고 즉각적이다. 스트레스란 우리에게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리 몸에 도움을 주어 더 나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좋은 스트레스(eustress)가 있고, 우리 몸에 혼란을 야기하고 병들게 하는 나쁜 스트레스(distress)도 있다.

스트레스를 유발시키는 것이 반드시 일상의 부정적인 사건만은 아니다. 우리 자신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경사스런 사건이 발생하여도 이것이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노벨상을 수상한 한 학자는 자신이 세상 모든 사람들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자 이것이 오히려 마음의 부담이 되어 훌륭한 연구를 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심신이 병들게까지 되었다는 얘기가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신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떠한 반응이 일어날까? 스트레스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사람이 외부의 ‘적’(스트레스 유발요인)을 만났을 때 대처하는 반응과 유사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그에 맞서 싸우거나 도망가기 위해 준비하는 반응이 일어난다.

이것을 위해서 심장 기능은 증가되어 ‘전투준비’에 돌입하게 되지만, 전투에 별 쓸모가 없는 소화 기관의 기능은 일시적으로 중지하게 된다. 그 결과 심장 박동이 갑자기 증가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눈이 동그래진다. 또한 땀이 나며 피가 머리와 몸통으로 집중되는 등 전투력을 혈관 계통으로 총동원하게 된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신체 기관인 소화 기관으로의 혈액 순환이 감소되어 소화 기능은 떨어지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가 안 되는 것이 이와 같은 원리이다.

한편 스트레스 반응은 호르몬을 통해 작용하는 내분비 계통에도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가 지속적으로 가해지면 부신피질에서 부신피질호르몬이 분비된다. 부신피질호르몬인 코티졸이 장기간 분비되면 혈압을 높이고 임파구수를 감소시켜 면역 기능의 약화를 가져오게 된다.

이렇듯 스트레스는 인체에 생리적인 변화를 일으키게 되는데 이러한 반응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스트레스의 정도가 심하거나 스트레스가 오랫동안 지속될 경우에는 인체의 생리적인 균형을 깨뜨리게 되고 더 나아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가 있다. 스트레스로부터 우리의 건강을 유지하고 활기찬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에 대해 무조건 회피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고 관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어차피 우리의 삶은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스트레스도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 그 자체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스트레스가 없는 삶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적당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활기찬 삶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의 양을 줄이는 것보다는 스트레스에 대해 어떻게 반응을 하느냐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지나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으나 스트레스를 조절하거나 해소하는 적절한 관리 방법을 잘 알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은 음주, 흡연, 수면제의 상습 복용, 과식 등과 같은 부정적인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한다.

스트레스 해소 방법에는 심리적 상담, 긴장이완 요법, 명상 요법, 운동 요법 등이 있다. 이러한 방법들은 외적인 스트레스 요인들을 직접적으로 제거하지는 못할지라도 각종 스트레스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이것이 건강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덜 받으며 지낼 수 있게 해준다.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긍정적인 사고가 우리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여러 학자들이 연구해 왔다. 2002년 미국 예일대학의 레비 박사 연구팀은 나이가 드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평균 7.5년을 더 오래 산다는 조사 결과를 보고하였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수명 연장에 관련되는 요인인 금연, 규칙적인 운동, 체중조절에 의한 효과뿐만 아니라 혈압과 콜레스테롤의 강하 효과에 의해 나타나는 수명 연장보다도 긍정적인 사고로 인해 나타나는 수명 연장 효과가 훨씬 크다고 밝혔다.

미국 듀크대학의 연구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이 대학의 정신과 교수인 브루멧 박사는 800명 이상의 심장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행복감, 낙천주의, 기쁨 등의 긍정적 감정을 많이 체험하는 사람들이 부정적 감정을 자주 체험하는 사람들보다 11년 뒤 더 많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그는“우리들이 긍정적 감정을 체험할 때 우리 몸 안에서 무언가 독특한 생리적 현상들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특히 세로토닌 시스템과 혈압 계통, 심장 박동 등에서 영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위험신호에 대해 ‘별 문제가 없을 거야’라며 무시하라는 말은 아니다. 이 경우에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위험에 처하게 된 이유를 밝혀내고 대처해야 될 것이다.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라는 것은 당면한 도전과 위기에 대해 분노, 부정, 우울, 슬픔 등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보다는 자신감, 희망, 의지와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대처하라는 뜻이다. 위기는 새로운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스트레스도 고통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장래의 발전을 위한 유익한 도전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할 것이다. 인간의 행복이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주어진 생활에 만족을 느끼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여유로움 속에서 스트레스를 적당히 즐긴다는 긍정적인 사고를 가질 때 행복은 항상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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