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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조현상 - 녹조현상에 대한 이해

멈추지 않는 녹조, 남도의 생명이 죽어있다

최근에 녹조라떼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4대강에 녹조들이 이상과잉 번식하여 강물 표면이 녹색으로 보이는 현상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러한 녹조현상은 물에 영양염류가 많아져 물에 사는 조류들이 크게 번식한 결과이다. 녹조현상은 현재 매년 되풀이 되고 있는 현상으로 4대강 중에서 영산강이 가장 먼저 발생하고 다음으로 낙동강, 금강 그리고 한강 순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조류의 이상증식에는 물속에 영양염류의 과다(비료 성분이 되는 질소와 인)존재와 일광량(햇빛:조류는 광합성 작용을 함), 수온(생물에는 그들의 최적온도가 있음), 그리고 그들이 생육할 수 있는 충분한 물속 체류시간 등의 요인을 들 수 있겠다. 우리나라 강과 호수에는 연중 이러한 조류의 이상증식을 심하게 겪고 있다. 다만 우리들이 크게 인식 못할 뿐이다.

과거에는 여름의 수온이 높은 시기에만 녹조류와 남조류가 번성하였으나 근년에 들어서는 일년 내내 발생하고 있다. 수온이 낮은 동계에는 규조류가 번성하나 그 색깔과 독성이 약하여 우리가 크게 문제 삼지 않거나 인식하고 있지 못할 뿐 조류는 계속 출현하고 있다. 규조류는 치명적 독성을 지니고 있지는 않으나 수돗물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여간 까다로운 놈이 아니다. 이들은 정수처리 마지막 과정인 모래여과공정에서 누출되는 현상을 초래한다.

최근에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녹조라떼의 주범에는 남조류라는 것이 있다. 이 남조류의 대표적 종이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라는 조류인데 이들은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이라는 독성물질을 갖는다. 이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물질은 간에 치명적인 물질로써 간암을 유발하고 세포에 잔류하는 등 동식물에 해를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남조류가 이상번식 되어있는 물을 마신 소들이나 오리 떼가 죽는 사례들도 심심찮게 보도로 접할 수 있다.
따라서 남조류의 이상과잉번식은 자연생태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개연성을 가진다.

물속에 사는 이러한 조류의 생식에는 C : N: P = 100 : 5: 1의 비율이 필요하다. 즉 생물이 살기 위해서는 탄소, 질소 및 인이 필요한데 그 비율이 각각 100대 5대 1이 된다. 자연상에는 탄소성분이 가장 풍부하게 많고 생물 또한 이 탄소를 가장 많이 필요로 한다. 소위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이라고 일컬어지는 성분이다. 다음으로 생물이 많이 필요로 하는 성분이 질소인데 질소순환 사이클 이외에 비료 등으로 인위적으로 자연에 공급된다. 그리고 생물에 가장 적게 필요한 성분이 인인데 비타민처럼 아무리 양이 적더라도 생물이 살기 위해서 필수적인 성분이 이에 해당된다. 이 인은 인간이 농사를 짓기 위하여 인공적으로 만든 비료와 세제에도 많이 포함되어 자연으로 노출된다.

따라서 오늘날 조류의 이상번식은 인위적요소에 따른 것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우리는 하천 및 호수의 수질개선을 위하여 수많은 노력을 해오고 있다. 특히 전술한 BOD성분의 제거를 위하여 하수처리장을 건설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조류의 이상번식을 제어할 수 없음을 깨닫고 고도처리라고 하여 모든 하수처리장에 인을 제거하는 공법을 도입하고 있다. 생물의 생육에 필요한 영양분 중 양은 작으나 생물의 생육에 반드시 필요한 성분을 우리는 율속인자 또는 제한인자라고 한다. 따라서 율속인자를 제거하는 것이 특정 생물의 생육을 통제하는 가장 효율적 방법이 되는데 이것이 하수처리에서의 인 제거에 해당된다.

우리는 조류의 이상증식을 통제하기 위하여 그리고 하천의 수질개선을 위하여 화학적 응집제를 사용하여 인 제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 고도처리 결과로서, 우리나라의 현재 하수처리수의 대략적 인농도는 0.2mg/L이다. 그러나 녹조라떼를 일으킬 수 있는 인의 최소한의 농도는 o.o1mg/L로서, 현재 우리나라 하수처리수는 그 최소한의 인농도에 비해서 200배에 해당하는 셈이 된다.

하수처리장에서 우리가 최선을 다하더라도 하수처리수의 인농도를 0.01mg/L이하로 만들기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사람이 하수처리 등을 통해서 강이나 호소의 조류이상과잉 번식을 제어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와 같은 녹차라떼라는 조류의 이상번식현상을 무기력하게 바라보고만 있다.

현재 조류의 이상발생 문제에 있어 가장 큰 이슈가 되는 것은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4대강사업으로 만들어진 보가 조류의 이상과잉증식에 큰 영향을 주는가와 조류가 이렇게 과잉번식한 녹조라떼 물을 마실 수 있는가이다.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에만 보가 8개 만들어졌다. 보로 물을 가두어 낙동강의 수량은 풍부해졌으나 물이 흘러가는 유속이 매우 느려져 보 건설이전과 비교하여 유속이 10배가량 느려졌다. 흐르는 낙동강이라기보다 호수라고 하는 편이 맞을지도 모른다. 즉 상술한 물의 체류시간이 길어져서 생물이 번식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제공한 것만은 틀림이 없다. 그러나 보 건설 이전에도 오늘과 같은 조류의 이상번식 문제는 존재했다. 여기에 대한 진단은 앞으로도 더욱 면밀하게 이루어져야겠다.

조류가 번창하면 그 물을 원수로 이용할 때 여러가지 문제가 생긴다. 염소처리로 조류의 세포가 녹아 내리면서 조류 세포 속에 있던 물질들이 염소와 반응하여 THM이라는 발암성물질을 만든다. 그리고 조류 유래 냄새물질(2-MIB, jeosmin)을 제거하기 위하여 많은 염소를 과잉으로 투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수처리의 마지막 공정에 활성탄처리라는 것을 한다. 물속에 녹아 있는 대부분의 미량물질을 흡착제거한다.

그래서 수돗물은 이론적으로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 오히려 고도정수처리공정을 갖고 있지 않는 서울의 수돗물이 조류문제만을 다룬다고 하면 안전에 취약할 수 있다. 낙동강에는 조류문제만이 아니더라도 상류에 김천과 구미공업단지에서 하루 2000여종 이상의 화학물질이 배출되고 있다. 정수처리에 최선을 다해야 할 이유이다.

강이나 호소에서 조류와 같은 특정 우점종이 만연한다는 것은 수중생태계 평형이 깨어졌다는 반증이다. 가끔씩 구미 등지에서 물고기 떼죽음 사건이 일어나는데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곤 했다.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독자들은 도랑을 아시는가! 집 대문을 열고 나오면 도랑이 있고 거기에 송사리 같은 작은 물고기가 살고 그 물이 흘러흘러 실개천을 이루고 그 것이 우리의 낙동강이 되고 한강이 된다고 생각해보라.

그러면 오늘날 같은 녹조라떼 현상이 발생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지금까지 인간이 만든 기준의 깨끗한 물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수처리장에서 우리는 하수를 깨끗하게만 만들었다. 정말 생물이 살 수 있는 물일까?

오늘날 같은 심각한 조류의 이상증식을 막을 수 있는 길은 수생태계의 복원이다. 물속에서 먹고 먹히는 건전한 먹이사슬이 존재해야한다. 우리는 깨끗한 물이 아닌 생물이 살 수 있는 물을 만들기 위해 이제부터 노력해야한다. 그래서 도랑살리기 실천부터 해야겠다. 우리의 4대강은 하수처리수로 채워져 있음을 아는가! 조류의 대번식을 방지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지금의 대형 하수종말처리장은 이제 해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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