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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론] 손예진과 조윤희가

실제 방송기자를 한다면

방송국의 사회부 기자를 소재로 한 MBC 드라마 ‘스포트라이트’를 보면, 가상과 현실이라는 모호한 경계가 눈에 띈다. 손예진과 조윤희라는 대표적인 미녀 스타가 기자로 분하여 브라운관에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를 잡고 아나운싱을 하는 모습은 이미 배우시절 훈련된 발성으로 여타의 방송기자들에 비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조윤희의 경우, 꽤나 많은 연습을 한 듯, 방송기자의 말투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

최근 들어 각 방송사들은 점점 더 기자들의 외모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여기자의 경우는 더 그러하다. 아니 꼭 방송사들이 입사 기준으로 외모를 평가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인터넷을 중심으로 하는 팬카페의 활성화 때문에, 이러한 점이 더욱 두드러져 보일 수도 있다. 방송사 기자 팬카페는 거의 대부분은 미모를 갖춘 젊은 여기자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일찌감치 2000년에 ‘스타비평’이라는 책에서 방송사의 젊은 여성 앵커를 다루며 여배우
를 빗댄 적이 있다. 방송사에서 젊고 예쁜 여성만을 방송앵커로 기용하겠다면 차라리 발성이 좋은 김지호나 고소영을 캐스팅하는 게 어떠냐는 것이다. 한국의 방송뉴스가 기사 들어오는 대로 읽어주는 수준이라면, 대본을 정확히 읽을 줄 아는 최고의 미녀 탤런트나 배우를 앉히는 게 더 낫지 않냐는 것이다.

한번 이렇게 생각해보자. 현재의 방송뉴스 시스템을 그대로 둔 채, 손예진과 조윤희를 내일 당장이라도 방송 기자로 고용하면 어떨까?

물론 사건에 대한 이해도나 취재능력은 전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부분은 작가로 대체할 수 있다. 실제로 각 방송사는 생활경제뉴스의 경우 작가들이 기사를 쓰고 리포터가 읽어주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즉 손예진과 조윤희를 간단한 취재 이외의 심층취재는 작가들이 대신해주며, 브라운관에서 아나운싱만 시켜보자는 것이다.

일단 분명한 것은 미녀 기자 손예진, 조윤희의 탄생은 확실할 것이다. 특히 드라마에서처럼 그들이 메인뉴스 앵커로 등용되는 순간, 아마도 시대의 아이콘으로 각광받을 것이다. 드라마에서도 “뉴스 앵커가 되기 위해 성형수술을 감행한다.”라는 대사가 나올 정도로, 이미 방송뉴스는 사실 상 엔터테인먼트화가 한창 진행 중이다. 드라마가 가상이고, 실제 방송뉴스가 현실이라면, 더 현실다운 가상이 브라운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방송사들은 ‘스포트라이트’를 계기로 결단을 내려야할 시점을 맞고 있다. 미모의 젊은 여성을 위주로 뉴스의 엔터테인먼트를 추구할 것인지, 아니면 원숙하고 경험 많은 기자나 아나운서를 등용하며, 뉴스의 깊이를 찾을 것인지 말이다. 이런 식으로 나가다간 여배우 지망생들이 대거 방송 기자와 앵커로 스카웃될 날도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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