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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권을 둘러싼 힘겨루기


1733년 5월 5일, 미국의 보스턴 가제트(Boston Gazette)라는 인쇄매체에 처음으로 스포츠 이야기가 실리면서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스포츠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스포츠 신문은 도시인에게 건강을 위해 운동이 필요하다고 홍보함으로써 스포츠를 조직화시키고 상업화시키는 데에 한몫했고, 스포츠는 신문 구독률과 방송 시청률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로 위상을 높였다.

라디오나 TV에서의 스포츠 중계는 처음부터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왜냐하면 스포츠 단체는 관중의 입장료 수입에 의존하는데 라디오나 TV로 경기를 중계해 버리면 관중이 줄어들 것이 명백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29년 아메리칸리그 구단주들은 라디오 중계방송 금지를 제안했다. 그러나 1930년대 말 부룩클린 다저스(현 LA Dodgers)가 라디오 중계를 시작했고, 예상과 달리 관중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또한 미디어는 스포츠의 재정수익측면과 홍보에 기여하는 한편, 스포츠에 다양한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경기일정을 미디어 편성시간에 맞춘다든지, 더욱 많은 광고수익을 올리기 위해 하프타임제도를 쿼터제로 바꾸는 등 경기제도나 규칙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반대로 스포츠가 미디어 산업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는데, 스포츠는 사실에 근거한 데이터 기반 정보의 가치가 높아 뉴스나 기사에 활용하기 좋았다. 또한 인간 승리의 감동이 있어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기도 했고, 극적인 상황에서의 역동성과 희열이란 요소를 이용해 영화로 만들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미디어 기술의 발달에도 기여해 왔는데, 정지화면, 느린화면, 화면재생, 이중화면, 클로즈업 등의 발달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결국 미디어나 스포츠 단체 모두의 입장에서 스포츠 중계는 중요한 경제적 가치를 파생시켰다. 특히,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이 인기가 많은 스포츠 이벤트일수록 경제적 가치 논란이 심화되면서 중계권료 또한 급증했다. 원래 스포츠 중계료는 미국 슈퍼볼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트 로젤리가 고안한 것으로 리그에서 계약한 중계권료를 각 구단에 분배하여 시장성이 낮은 팀에게도 안정적 재원확보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였다. 라디오나 TV는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고양할 수도 있지만 관객이 오지 않도록 만들 수도 있었기 때문에 각 방송사로부터 중계권료를 받게 된 것이다. 예외적으로 신문사는 중계권료를 지불하지 않았는데, 이는 당시 신문이 스포츠 이벤트의 체계화와 상업화를 홍보해주는 이점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상업성을 표방하고 시작한 월드컵은 축구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세계 방송사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계권료가 급상승한 하나의 예이다. 이제는 월드컵이 고도의 미디어 기술력을 자랑하는 경연장이 되었고, TV중계는 월드컵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평가 잣대가 되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의 중계권료는 약 1조 2450억 원에 이른다. 이는 10년 전 멕시코 월드컵 중계권료 402억 원의 30배를 넘는 금액이다. 특히, 이러한 중계권료 상승은 2002년 한일 월드컵(약 1조 660억원)부터 두드러지게 되는데, 중계권 협상 방식이 변화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즉 과거와는 달리 중간 에이전시가 개입하여 일괄적으로 중계권을 구매한 뒤 이들이 방송국들과 개별적인 협상을 하면서 중계권료의 상승을 부추기게 된 것이다.

현재 중계권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중계권료의 급상승에 따른 변화 양상이다. 이로써 이해 당사자인 스포츠 단체와 미디어는 나름대로의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즉 미디어측은 스포츠 팀을 직접 소유하거나 지분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중계권 시장에서의 우위를 점하려 한다. 그래서 영국의 경우 미디어 그룹이 스포츠팀 지분을 10%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BskyB(British Sky Broadcasting)는 첼시구단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의 지분을 각 9.9%대로 보유하고 있고, 고액의 중계권 협상 시 미디어 그룹들은 공동협상내지는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참여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KBS, MBC, SBS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월드컵이나 메이저리그 중계권을 획득한 바 있다. 최근에는 케이블이나 인터넷 미디어와의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중계권을 포기하고 그 비용으로 자체적인 새로운 리그를 창설한 예도 있다. 날로 치솟는 막대한 중계권료로 인해 MLB, NFL, NBA 등의 메이저리그 중계를 포기한 NBC가 WWF(World Wrestling Federation)과 함께 극단적으로 스포츠의 오락성과 경쟁성만을 강조하고, 미디어를 위한 스포츠 리그인 XFL(Xtreme Football League)를 창설한 것이다.
스포츠 단체의 측면에서는 인기가 높은 종목일수록 중계권협상에 대한 기득권을 행사할 수 있다. 최근에는 스포츠 단체가 보유하고 있는 지적재산권, 초상권, 저작권에 대한 권력행사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데 일부 스포츠 단체에서는 리그나 구단차원에서 자체 방송국을 소유하고 있기까지 하다. 유럽의 경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C 바르셀로나 등의 축구 클럽들이 자체 TV채널을 창설·운영하고 있다. 급기야 스포츠 협회가 방송사의 취재를 제한하는 단계에까지 이르고 있으며 최근 미국 LPGA가 스포츠 보도 취재에 있어서도 허락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한편 유료채널의 스포츠 중계권 독점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보편적 접근권이 박탈당하는 폐해가 지적되기도 한다. 1997년 유럽연합의 텔레비전 분과는 유료방송이 독점한 스포츠라 할지라도 국민 대다수가 공유하는 사회문화적 가치를 지니는 방송은 무료로 제공해야 함을 주장했다. 이로써 유럽 각국은 올림픽, 월드컵 등 대중에게 무료로 제공할 장르를 선정하고 있다. 이를 법제화한 국가들은 지상파 무료TV 혹은 공영방송에 우선적인 방송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IB스포츠 에이전시가 아시아축구연맹이 주관하는 대회와 프로농구, WBC등 각종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중계권을 독점해 논란을 빚고 있다. 시장의 원리가 무시된 채 공중파의 일방적인 힘에 눌려있던 케이블 TV의 반란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국민의 볼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국내에도 보편적 접근권 개념이 도입되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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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