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18.7℃
  • 흐림강릉 24.4℃
  • 서울 20.7℃
  • 흐림대전 20.7℃
  • 흐림대구 22.8℃
  • 구름많음울산 22.3℃
  • 흐림광주 23.0℃
  • 흐림부산 21.5℃
  • 흐림고창 21.7℃
  • 흐림제주 23.6℃
  • 흐림강화 18.2℃
  • 흐림보은 19.5℃
  • 흐림금산 19.8℃
  • 흐림강진군 22.8℃
  • 흐림경주시 23.0℃
  • 구름많음거제 22.5℃
기상청 제공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샨티데바(Shantideva), ‘입보리행론’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라고 한다. 다른 사람을 봐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 행복해 보인다. 그런데 하기 싫은 것도 많다. 내게 주어진 기회인데 나의 싫은 감정 때문에 일을 망치면 내게는 손해이다. 이런 고민에 여러 해 전 우연히 접한 ‘입보리행론’의 한 구절이 답을 주었다.

 

“만약 바꿀 수 있다면 좋아하지 않을 것이 무엇이 있겠으며, 만약 바꿀 수 없다면 좋아하지 않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감정은 싫다가 좋다가 왔다 갔다 하지만 일은 내가 하지 않으면 사라지지 않는다. ‘입보리행론’은 내게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싫어할 이유가 없다고 가르쳐 주었다. 특히 누군가를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이라면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일깨워 주었다.

 

‘입보리행론’은 남인도의 승려이자 불교학자인 샨티데바가 지은 대승불교서이다. 제목 그대로 보리심(菩提心)을 세우고 행하는 방법을 논한 책이다. 보리심은 깨달음으로 나의 고통을 없애고, 나와 같은 고통을 느끼는 모든 이들을 구제하겠다는 마음이다. 세상 모든 사람을 구하겠다는 거대한 이타적 동기가 보리심이다. 교육학에서도 이기적 동기보다 이타적 동기로 공부를 하면 성적을 올리는 데 더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다. 보리심은 모든 개인적인 욕심, 게으름, 싫증, 짜증을 물리치는 강력한 힘이다.

 

보리심의 시작을 초발심(初發心)이라고 한다. ‘초심(初心)을 잃지 말자’는 말의 그 초심이 초발심의 준말이다. 샨티데바는 보리심을 이렇게 말한다.

 

“기쁨과 슬픔 속에서 모든 존재는 평등하다. 모든 존재가 행복을 바란다. 나도 행복을 바란다. 내가 괴롭지 않기를 바라면서 어찌 다른 사람을 괴롭게 내버려 두어야 하는가? 그러므로 나만 구할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을 구해야 한다.”

 

불교를 전혀 모르거나 다른 종교를 갖고 있더라도 뭘 해야 할지 막막하거나, 앞날이 두렵거나, 동기가 부족하다면 ‘입보리행론’ 읽기를 추천한다. 시로 된 책이라 아무 페이지를 펼쳐도 읽기 좋은 짧은 글귀가 나온다. 성서캠퍼스 동산도서관에 우리말로 해설된 네 종류의 ‘입보리행론’이 있다. 도서관 4층에서 꼭 찾아보기 바란다.

관련기사





[교수님추천해주세요]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 캠퍼스에 낭만이 사라진 지 까마득하다고 한다. 과연 그런가? 최근의 한 조사를 보면 많은 젊은이들은 여전히 사랑ㆍ우정ㆍ사회 같은 고전적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문학이 교양소설이다. 오늘은 한국 교양소설의 고전이라 할 만한 작품을 하나 소개할까 한다.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이다. 80년대 초에 나온 이 소설은 70,80년대 한국 대학생들의 외적·내적 풍경을 여실하게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요즘 대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국 대학사의 중요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영훈은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고 형에게 얹혀살면서 정상적인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지적 욕구가 강하여 닥치는 대로 책을 읽는다. 그 지력을 바탕으로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마침내 명문대에 들어간다. 그러나 1학년이 끝나기도 전에 깊은 회의에 빠진다. 생각했던 대학공부가 아니다. 2학년 때는 학과공부는 포기하고 문학 서클에 들어가 문학에 심취한다. 천 권의 책을 독파하고 소설이나 비평문도 거침없이 써낸다. 주위의 박수도 받고 시기도 받는다. 그러나 이것도 만족과 행복을 주지 못한다. 무엇이든 궁극적인 이유나 목적이 없기 때문이다. 삶 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