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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엘리트 뉴요커에게서 보이는 미국의 힘, ‘Everyone Says I Love You’

‘Sad movies always make me cry.’ 수 톰슨의 노래 가사가 틀린 말이라고 자신했는데, 요즘엔 슬픈 영화가 정말 슬프게 느껴질 때가 있다. <동주>를 몹시 힘들게 겨우 봐냈고, <도가니>나 <귀향>은 아예 볼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삶은 진지하고 예술은 쾌활하다.”는 실러의 말이 맞는지, 요즘은 유쾌 발랄한 드라마가 더 끌린다.

그래서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은 우디 앨런의 코미디 영화 이다. 무성의 이미지만으로 사람을 웃기고 울리는 채플린과는 달리, 앨런의 작품 속 인물들은 정말 말을 많이 한다. 거기에다 종종 내레이션까지 끼어들기 때문에 그의 작품들은 짧은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사용 단어 수는 평균치를 훨씬 넘어선다. 하지만 그 말들은 세련되면서도 난해하지 않은 중의성을 띠고 있어서, 우리로 하여금 웃으며 사유하게 하며, 또한 작가의 가치관도 노골적이지 않게 전달한다. 특히 정치적 경향성이 간접적으로라도 표출되면 거북한 느낌이 들기 쉬운데, 앨런은 이런 민감한 부분도 우회적으로 잘 표현해 낸다.

영화는 스테레오타입의 뉴요커 가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아빠는 유능한 변호사, 엄마는 엔지오(NGO, 비정부기구) 활동가이다. 언니는 명문 뉴욕대학교를 나온 데다 예쁘고 착한 ‘엄친딸’이고, 그에 못지않게 오빠도 명석한 지성의 엘리트이다. 전형적 기득권층에 속하는 이 가족은 ‘의외로’ 열렬한 진보적 민주당원이다. 오빠만 빼고. 오빠는 정부의 복지정책을 끊임없이 비난하며 아빠와 다툰다. ‘강한 미국이여, 무기를 들어라!’라고 외치는 오빠는 알고 보니 뇌동맥 질환으로 인해 심각한 뇌 기능 장애를 안고 있는 환자였다. 열심히 치료하여 뇌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되자 오빠는 자연스럽게 다시 민주당을 지지하게 된다.

전체 스토리의 작은 부분에 그치지만 이 에피소드는 주목을 끈다. 뉴욕은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곳인데도, 상류층 뉴요커들은 종종 자본주의의 폭주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한다. 사회가 냉혹한 정글이 안 되려면, 그리고 자본주의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속되려면, 당장의 개인적 불이익을 기꺼이 감수하면서도 자신이 배운 공적인 가치와 이념을 좇는 엘리트들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앨런은 이들에게서 미국의 진정한 힘의 원천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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