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은 우디 앨런의 코미디 영화
영화는 스테레오타입의 뉴요커 가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아빠는 유능한 변호사, 엄마는 엔지오(NGO, 비정부기구) 활동가이다. 언니는 명문 뉴욕대학교를 나온 데다 예쁘고 착한 ‘엄친딸’이고, 그에 못지않게 오빠도 명석한 지성의 엘리트이다. 전형적 기득권층에 속하는 이 가족은 ‘의외로’ 열렬한 진보적 민주당원이다. 오빠만 빼고. 오빠는 정부의 복지정책을 끊임없이 비난하며 아빠와 다툰다. ‘강한 미국이여, 무기를 들어라!’라고 외치는 오빠는 알고 보니 뇌동맥 질환으로 인해 심각한 뇌 기능 장애를 안고 있는 환자였다. 열심히 치료하여 뇌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되자 오빠는 자연스럽게 다시 민주당을 지지하게 된다.
전체 스토리의 작은 부분에 그치지만 이 에피소드는 주목을 끈다. 뉴욕은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곳인데도, 상류층 뉴요커들은 종종 자본주의의 폭주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한다. 사회가 냉혹한 정글이 안 되려면, 그리고 자본주의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속되려면, 당장의 개인적 불이익을 기꺼이 감수하면서도 자신이 배운 공적인 가치와 이념을 좇는 엘리트들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앨런은 이들에게서 미국의 진정한 힘의 원천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