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조금동두천 14.1℃
  • 맑음강릉 12.6℃
  • 구름조금서울 16.8℃
  • 구름조금대전 15.9℃
  • 구름조금대구 13.9℃
  • 구름조금울산 12.1℃
  • 흐림광주 16.4℃
  • 흐림부산 12.7℃
  • 구름많음고창 11.0℃
  • 흐림제주 15.9℃
  • 구름많음강화 13.5℃
  • 구름많음보은 11.8℃
  • 구름많음금산 13.1℃
  • 흐림강진군 13.5℃
  • 구름조금경주시 10.7℃
  • 흐림거제 13.4℃
기상청 제공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조지 레이코프,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URL복사
선거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치평론가들이 선거의 판도를 예상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용어가 ‘프레임’(frame)입니다. 미국의 언어학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정치와 선거의 공학에서 프레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2004)는 인지언어학의 관점에서 정치, 선거, 프레임의 관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프레임’은 정치적 집단과 정책의 선택에 바탕이 되는 세계관입니다. 예를 들어 ‘시간 낭비’라는 표현만으로도 ‘시간’을 경제적 비용과 가치로 여기는 세계관을 엿볼 수 있습니다. 현대인은 ‘시간은 돈이다’라는 프레임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정치인들은 유권자를 그들의 ‘프레임’으로 인도하기 위하여 대중의 정서를 담은 표현을 선택합니다.

미국의 43대 대통령(2001-2009) 조지 부시는 세금을 줄이는 ‘감세정책’을 ‘세금경감’이라는 용어로 홍보하여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하는 ‘경감’은 성공적으로 프레임을 형성하였습니다. 유권자들은 ‘세금경감’이야말로 국민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민생정책이라고 믿었습니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선거 판도와 정치 지형을 ‘프레임’의 전쟁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야당은 정부에서 추진했던 대기업 규제완화와 미디어 법안이 재벌친화적이라며 ‘MB악법’이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MB악법 프레임이 여론의 주목을 받자, 여당에서는 뒤늦게 MB악법은 악법이 아니라 약이 되는 ‘MB약법’이라며 입법을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자리를 잡은 프레임 때문에 ‘약법’은 ‘악법’만 연상시키고 오히려 기존 프레임을 강화하였습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말라는 소리에 코끼리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최근 정부와 노동계도 동일한 법안을 ‘개혁’과 ‘악법’으로 부르며 프레임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밀고 있는 ‘노동개혁’이라는 프레임은 ‘경제활성화, 청년 일자리 창출, 공정인사, 재취업기회 확대, 노동시장 유연성’ 등 긍정적 어감의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입법을 반대하는 노동계에서는 ‘노동악법’이라는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노동악법’ 프레임은 ‘비정규직과 파견근무 확대, 손쉬운 해고, 임금 삭감’ 등 부정적 어감의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레이코프의 분석을 읽어보며 어떠한 프레임을 선택할 것인지 고민해 보기 바랍니다.

관련기사





[1178호 사설] 중독을 좋아하세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소설 제목을 패러디해 여러분께 던진다. 코로나19와 더불어 살기 시작한 지난 1년이 지나고 새롭게 맞이한 신학기에 이렇게 묻는 것이 뜬금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 번씩 세상을 약간만 삐딱하게 바라보면 이제까지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가 보이진 않을까? 노자의 도경 1장에 道可道 非常道라는 문구가 있다. “도가 말해질 수 있으면 진정한 도가 아니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우리 주위에는 참 많은 사람이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정치가, 기업가, 의료인, 학자들은 마치 자신만이 이 나라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 주장하고 반 시민도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자신이 마치 전문가인 양 주장하면서 다른 이의 견해를 무시하곤 한다. 고용인은 자신이 부리는 사람이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근로자를 선호하고, 피고용인은 노동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받는다는 의미로 노동자를 선호한다. 같은 사람인데 마치 다른 사람인 양 근로자와 노동자를 외친다. 자신의 관점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바라보면서. 존재 자체가 의문시되기도 하는 노자가 우리 시대에 나타난다면 앞서 주장하는 사람들이 도를 따르고 있다고 인정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