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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오늘도 아이들이 굶어 죽는 이유를 아세요?

‘기아’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나는 광고의 한 장면이다. 황량한 아프리카의 어느 마을에 힘없이 늘어져 있는 아프리카 아이. 그리고 맑지만 힘없는 눈망울과 함께 등장하는 후원금 계좌 번호. 그래서 나는 매달 3만원을 기부하는 것만으로 아프리카의 기아 문제가 점차로 해결될 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장 지글러(Jean Ziegler)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는 기아 문제가 후원금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상당히 복잡한 문제임을 잘 설명해 준다. 나는 여러분들에게 이 책에 담겨 있는 많은 사례 중에 두 가지만 소개할까 한다.

첫째. 2014년 현재에도 기아 문제가 지속되는 이유는? 인구에 비해 식량 생산량이 부족해서? 아니다. 이미 우리는 현재보다 두 배나 많은 인구도 먹여 살릴 수 있을 만큼의 식량을 생산하고 있다. 식량 부족 문제는 두 가지 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상당량의 곡물이 동물을 기르는 데 사용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투기 자본 때문이다. 잠비아는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는 나라로 국민들이 만성적인 기아로 허덕이고 있다. 이 나라 사람들에게는 1년 동안 25만 톤의 옥수수가 필요한데, 미국의 한 사육장에서는 소가 1년 동안 50만 톤의 옥수수를 먹고 있다. 가축 사육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몇몇 금융 자본가들이 자신의 이익 추구를 위해 곡물의 가격을 마음대로 조절하는 데 있다. 투기꾼들은 갑자기 시장에 대량의 곡물을 내보내거나 사들이는 방법으로 곡물 가격을 조절한다. 이들에게는 국제기구나 가난한 나라의 정부가 곡물을 살 수 있는지 여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둘째. 1970년 칠레의 대통령 후보인 아옌데(Allende)는 15세 이하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하루에 분유 0.5리터를 무상 배급하겠다는 공약을 한다. 당시 칠레의 많은 아이들이 영양실조를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해 11월 아옌데는 대통령이 되었다. 그런데 이 지역 분유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네슬레(Nestle)는 칠레 정부와의 협력을 거부했다. 왜? 칠레가 외국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게 되면 네슬레가 그간 누려왔던 특권을 잃을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아옌데는 네슬레와의 협상 결렬로 분유를 배급하겠다는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 그리고 미국의 도움을 받은 피노체트(Pinochet)의 쿠데타가 성공하면서 아옌데 정권은 물러났고, 결국 칠레의 아이들은 또 다시 영양실조와 배고픔에 시달리게 되었다.

세계의 절반이나 되는 사람들이 오늘도 몇 초마다 굶어 죽고 있다. 왜 세계의 절반이 굶주리는지 여전히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이 책이 전하는 슬프고도 사실적인 더 많은 이야기를 통해 여러분들도 세계의 기아 문제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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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