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전 읽기 열기가 뜨겁다. 이러한 분위기는 반가운 일이다. 한낱 유행으로 반짝이다 사라지지 않고 ‘위대한 저서’ 혹은 ‘불멸의 저서’로 불리며 오랫동안 생존해서 인류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저서를 읽는 일은 뜻 깊은 일이다. 그러한 서적 중 빼놓을 수 없는 책이 바로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이다.
‘서양의 스승’(요하네스 힐쉬베르거)이라고도 불리는 아우구스티누스(354-430)는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을 수용하고 종합해 서양 고대에서 중세로 넘어가는 다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중요한 인물이다. 또한 그는 가톨릭과 개신교 양쪽에 큰 영향을 끼친 기독교의 교부였다. 종교개혁은 아우구스티누스의 교회론(가톨릭)과 아우구스티누스의 은총론(개신교) 사이의 갈등이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독교 역사에서 그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고백록’은 13권에 걸쳐 그의 삶의 이야기를 고백의 형식으로 담은 글이다. 1-10권까지는 자신의 인생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11-13권은 구약성서 중 ‘창세기’를 강의하는 부분이다. 어떤 이는 비기독교인은 이 부분을 읽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창세기’를 통해 존재의 근원을 탐구하는 이 부분은 ‘고백록’의 본질적인 부분이다. 철학자 후설은 시간문제를 성찰하는 11권에 감탄하여 이를 “시간문제에 몰두하는 모든 사람이 근본적으로 연구해야 할 부분”이라 평가했다.
‘고백록’은 자서전적 글쓰기의 탁월한 전범이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젊은 시절의 방황과 고뇌, 잘못과 과오, 진리 탐구와 신앙의 과정이 오롯이 기록되어 있다. 그야말로 ‘혼의 여정’이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신 앞에 선 단독자’로서 자신의 인생을 신 앞에서 정직하게 고백하는 것은 그 자체로 심오한 자기성찰이요 영성적 행위이다.
‘고백록’의 기록처럼 아우구스티누스는 진리를 찾기 위해 처절한 내면의 씨름과 투쟁 끝에 깨달음을 얻고 기독교 신앙으로 귀의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고백은 깊고 뜨겁다. 이 책의 가장 유명한 구절 중 하나는 “당신은 우리들을 당신을 향해 살아가도록 만드셨기에, 당신 안에 쉬기까지 우리에게 참된 안식은 없나이다”이다.
필자도 대학생 시절에 ‘고백록’을 읽었고 큰 도움을 얻었다. 진리와 삶의 의미를 묻는 청춘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