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20.0℃
  • 맑음강릉 23.8℃
  • 맑음서울 20.9℃
  • 맑음대전 21.9℃
  • 맑음대구 23.2℃
  • 맑음울산 22.8℃
  • 맑음광주 22.1℃
  • 맑음부산 24.5℃
  • 맑음고창 22.2℃
  • 구름많음제주 23.0℃
  • 맑음강화 20.1℃
  • 맑음보은 20.2℃
  • 맑음금산 21.7℃
  • 구름많음강진군 22.7℃
  • 맑음경주시 23.6℃
  • 맑음거제 22.5℃
기상청 제공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할레드 호세이니, ‘연을 쫓는 아이’

제가 추천하는 『연을 쫓는 아이』는 아프가니스탄 태생의 미국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가 쓴 첫 번째 장편소설입니다.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됐지만 책이 훨씬 매력적입니다.

세계문학을 고를 때나 추천할 때면 늘 보편성과 특수성을 동시에 갖춘 문학을 권해 주곤 합니다. 『연을 쫓는 아이』는 서술자이자 주인공인 아미르의 성장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보편성을, 아프가니스탄의 전통놀이인 연날리기의 아름다움과 아프가니스탄이 처한 상황 때문에 유년기를 빼앗겨버린 아이들의 비극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특수성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읽고 나면 아미르가 어린 시절 저지른 과오에 대한 용서를 비는 과정에도 공감하게 되지만, 뉴스에서 수없이 접했음에도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아프가니스탄의 특수한 상황과 그곳의 아이들에 대해서 가슴이 시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그곳의 특수한 상황을 세계 곳곳에 전해주고 이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것이야말로 바로 문학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을 쫓는 아이』의 전반부는 연날리기 대회와 아프가니스탄의 계급제도로 인해 신분이 다른 파쉬툰인 아미르와 하자라인 하산 사이의 우정이 주요 내용입니다. 그들의 유년시절을 아름다움으로 물들이는 것은 바로 연날리기 대회입니다. 이 대회는 상대의 연을 모두 끊어 내고 마지막으로 맞붙은 상대의 끊어진 연을 찾아와야만 우승자로 인정받습니다. “도련님을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그렇게 할게요.”라며 끊어진 연을 쫓아가던 하산은 아세프 일당에게 성폭행 당하고 아미르가 그 장면을 목격합니다. 그러나 아미르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돌아서고 맙니다. 이 사건은 아미르에게 죄의식으로 남습니다. 『연을 쫓는 아이』의 후반부는 아프가니스탄 아이들이 유년기를 빼앗기게 되는 과정과 아미르가 하산에게 저지른 죄를 속죄하는 과정으로 채워집니다. 『연을 쫓는 아이』를 읽는 팁은 이처럼 아미르의 성장과정이라는 보편적인 주제와 함께 그 속에 녹아 있는 전통놀이인 연날리기라든가 탈레반 정권과 미국과의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아프가니스탄의 특수한 상황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9·11테러로 미국이 감행한 아프가니스탄의 공격과 아프가니스탄 내부에서 탈레반 정권의 통치로 인해 고통 받는 어린 시절을 보낸 아이들에게 ‘유년기가 없다’는 것이 얼마나 절망적일 수 있는가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관련기사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