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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책임의 원칙: “보라, 그러면 알게 된다”

오늘날 ‘책임’이라는 말은 거의 유행어에 가깝게 되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종교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책임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책임’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묻게 되면 당혹감을 느끼게 된다. 도대체 책임은 무엇이며, 무엇에 대해, 왜 책임을 져야 하는가?

한스 요나스(Hans Jonas, 1903~1993)는 책임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통해 철학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사람이다. 그의 주저 『책임의 원칙: 기술 시대의 생태학적 윤리』(1979. 한국어판: 서광사, 1994)에서 요나스는 오늘날 책임이 철학적 성찰의 가장 중요한 대상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과학기술에서 찾고 있다. 과학기술이 가져다 준 ‘권력’의 크기에 비례해서 권력주체인 인간에게 ‘책임’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현대 과학기술에 의해 이루어지는 자연 지배는 - 인간 밖의 자연은 물론이고 인간 안의 자연까지도 포함하여 - 그 규모와 결과에 있어서 너무나 새로운 것이어서 이 시대는 “어쩌면 새로운 윤리학을 요구하는 지도 모른다”

요나스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책임의 원칙’은 이처럼 현대 과학기술이 가지고 있는 가공할 위험성에 대한 깊은 통찰에서 비롯된 것이다. 현대 과학기술의 가장 큰 위험은 자연 자체가 가지고 있는 ‘객관적’ 가치와 목적의 파괴 가능성이다. 물론 과학기술에 의한 자연 파괴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오늘날처럼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미래에 대한 겁 없는 희망보다는, 최악의 결과에 대한 신중한 예측에서 비롯된 두려움과 겸손함이 더 중요하다는 게 요나스의 생각이다.

“너의 행위의 결과가 지구에서의 진정한 인간적 삶의 영속과 조화를 이루도록 행위 하라”로 표현된, 미래 인류의 존속에 대한 책임은 모든 다른 책임에 앞서는 절대적 명령이다. 순수하게 생물학적인 관점에서만 놓고 본다면 생명 진화의 역사에 있어서 인간이 최초가 아니듯이 마지막일 수도 없고, 인간이 모든 생물종 중에서 반드시 최후까지 살아남아야 할 필연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반론도 있겠지만, 요나스는 이러한 입장을 “뻔뻔한 낙관주의”로 규정하면서 단호하게 거부한다.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은 갓 태어난 신생아 앞에서 우리가 가지는 느낌처럼 원초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신생아의 약한 숨결은 주변세계를 향해 자기를 수용하라는 당위를 불가항력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보라, 그러면 알게 된다(Sieh hin und du weiß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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