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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미셸 푸코, ‘헤테로토피아’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말에 의지해 앎을 향한 의지를 불태웁니다. 그러면서 한 번쯤은 절대적 진리에 대한 의문을 가졌을 겁니다. 하지만 사실 우리가 절대적 진리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그렇다면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프랑스의 지식인 미셸 푸코는 ‘힘 혹은 권력’이 정의한 지식을 아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널리 알려진 그의 저서 ‘광기의 역사’나 ‘성의 역사’와 같은 책의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이, 푸코는 절대적인 진리를 찾기보다는 어떻게 특정한 시공간의 지식 커뮤니티가 진리를 정의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역사적으로 그러한 지식이 보편화됐는지를 그 탄생과정부터 추적해 우리를 둘러싼 앎과 지식체계의 속살을 벗겨냅니다. 이 매혹적이면서 한편으로는 위험한 지식인의 미발표 글이 ‘헤테로토피아’라는 제목으로 출판됐습니다.

권력과 지식, 그리고 공간에 대한 소고로 이뤄진 이 책은 푸코가 ‘다른 공간들에 관하여’라는 짧은 소논문에서 미완의 개념으로 남겨둔 헤테로토피아에 관한 단편적인 글과 언론 인터뷰를 묶은 것입니다. 여기서 푸코는 근대사회의 이상적 모델인 유토피아처럼 실재하는 모든 장소들에 깊숙이 관계하지만 유토피아적 배치원리로부터는 위배되는 장소를 헤테로피아라고 지칭합니다. 하지만 관념적으로만 제시될 수 있는 유토피아와 달리 헤테로토피아는 실질적인 장소로서 이 사회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현실화된 공간입니다. 즉 누구에게나 열려있지만 어떤 이는 그곳에 있어도 미묘하게 그 장소로부터 배제되어버리는 체계, 다시 말해 안과 밖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양립하는 환영적인 장소를 의미합니다.

이처럼 실질적 위치를 지시할 수는 있지만 모든 장소의 바깥이 되어버리는 곳으로 정의되는 헤테로토피아는, 모더니티의 이상적 모델이면서도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유토피아적 속성을 지닌 실제 장소라는 점에서 독자적 위상을 지니기도 합니다.

꽤 오래 전에 남긴 글이지만, 이 책은 오늘날 열린사회를 꿈꾸면서도 이상하게도 소외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현대사회의 속성에 대한 인문학적 사유를 가능케 합니다. 권력과 지식의 체계가 구축하는 시선과 응시 속에서 존재하는 장소. 그곳이 바로 푸코가 말하는 헤테로피아입니다. 짧지만 긴 사유의 여정을 이끄는 이 책과 함께 눈부신 5월의 추억을 남겨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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