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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사이비 종교에 무방비인 대학가

대학은 단순한 주의 환기를 넘어 실질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 2023년 3월, 사이비종교의 현실을 고발하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공개됐었다. 기독교복음선교회(JMS), 만민중앙교회, 아가동산, 오대양 등을 다룬 이 다큐멘터리는 공개된 지 3일 만에 국내 Top 10 리스트에 올라 사이비종교의 냉혹한 현실을 많은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사이비종교가 문제라는 사실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모두가 익히 알고 있다. 그들은 처음부터 특정 단체나 모임으로 위장해 접근하고, 깊은 신뢰를 형성한 뒤 ‘성경 공부’, ‘세미나’ 등을 빌미로 거짓된 교리와 정보를 주입한다. 이후, 현혹되기 시작하면 금전과 노동력 착취, 때로는 성적 착취까지 벌이며 신도를 상대로 무조건적 순종을 강요한다. 결국, 사이비종교는 특정 소수의 만족을 위해 자발적으로 희생할 다수를 종교단체로 위장해 조직화한 것이다. 사실상 종교가 아니라 사기 집단인 셈이다.

 

 

이런 사이비종교의 위협은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지만, 특히 대학가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당장 온라인 학생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사이비’라는 단어만 검색해도 “교내에서 퍼스널 컬러 테스트를 해준다고 해서 연락처를 넘겼다가 포교를 당했다.”, “친근하게 대해주던 동아리 선배가 사이비종교 신자였다.” 등 대학 내에서 발생한 포교 피해 글이 지속해서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막을 법적 근거나 장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기 집단인 이들이 종교로 둔갑한 이상, 포교 중 특정 불법행위를 함께 저지르지 않는다면 헌법 제20조에 따라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헌법 제20조를 개정하려고 해도 종교의 범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에 이를 바꾸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오늘날 학생들의 개인주의 성향이 심화되면서 나타나는 외로움과 호기심은 사이비종교가 포교하기에 매우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 이들은 매우 교묘하게 접근하기 때문에 사회 경험이 부족한 학생은 무방비 상태에 놓여진다. 신현욱(구리신천지전문상담소장) 목사는 “요즘 대학생들은 사이비종교의 포교 앞에서는 명확히 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단순히 조심하라는 경고에 그칠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지도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사이비종교가 작정하고 속이며 접근하는 상황에서, “피하라”, “상대하지 마라”는 식의 대응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는 결국, 학생들에게 포교 당하지 않도록 스스로 조심하라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 물론 대학이 학생의 모든 삶을 책임질 수는 없지만, 도덕적·사회적 책임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인 이상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구체적인 대응책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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