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이 직접 검증하고 면접 볼 수 있다면 어떨까?’ 일명 ‘대선주자 검증 방송’이 조기대선이 확실시 되고 있는 현 시국과 맞물려 교양 프로그램은 물론, 예능프로그램에 까지 진출해, 안방 극장은 대선 전초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 프로그램들마다 대선 주자를 등장시켜 그들을 다양한 시각에서 검증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각종 논란을 일으키며 아쉬움을 주고 있다.
특히 ‘패널 선정 및 전문성’ 논란이다. KBS ‘대선주자에게 묻는다’와 MBC ‘대선주자를 검증한다’에는 방송사 앵커 혹은 대학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이 경우 패널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영역에서는 깊이 있는 검증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한편, SBS ‘대선주자 국민면접’의 경우 각종 시사 프로그램에 참여한 유명 인물들이 출연했다. 그러나 참여 패널들의 직업은 소설가, 철학자, 평론가 등으로 구성원의 다수가 특정 분야에 치중되었다. 국민을 대표하고자 했다면 정치, 사회, 경제, 국방,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패널로서 고루 배치했어야 했다는 여론의 뭇매를 피할 수 없었다.
또한 정치 현안을 희화화하는 경향을 보여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각종 대선주자 검증 방송에서 뜬금없이 진행되는 예능식 전개는 시청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SBS ‘대선주자 국민면접’에서는 ‘악플 보기’ 코너는 물론이고 애견인, 게임, 부부싸움 등의 신변잡기식 대화가 이어져 선정적 편성에 그치고 말았다. 프로그램 편성의 본질을 흐리게 하는 구성과 진행은 정치에 대한 냉소만 낳았다.
그동안의 장밋빛 공약에 지친 국민들은 더 이상 지역, 정당이 아닌 후보자 자체의 문제해결력, 안보관, 신념, 인품 등 여러 가지를 보고 결정하고자 한다. 현 시국은 대통령에 대한 검증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국민들이 대선에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공정성, 전문성, 객관성을 가진 방송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