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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임을 위한 행진곡, 국론 분열은 누가 시키나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5·18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 전문이다. 이 곡은 민주화운동 중 희생된 남녀의 영혼결혼식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그 시발점이다. 가사에는 치열했던 민주화운동의 과정이 담겨 있다. 이 노래는 민주화운동 추모곡으로 지금까지 불릴만큼 한국 민주화운동을 대표한다.

그런데 최근 이 노래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원래 ‘임을 위한 행진곡’은 김대중 정부 때부터 공식 식순에 포함돼 제창해왔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부터 국론 분열의 소지가 있다며 식순에서 제외하고, 합창으로 바꾸었다. 이를 두고 5·18 유족과 야당 정치인들은 정부의 처사를 비판하고 있다. 5·18의 정신이 담긴 이 노래를 식순에서 제외한 일은 그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본 것이다. 정부는 이에 반박하며 국론 분열이란 말만 반복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제창이냐, 합창이냐’가 아니다. 바로 정부의 반대 이유인 ‘국론 분열’이다. 2013년 당시 이미 19대 국회는 여야 합의를 통해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 촉구결의안을 채택했다.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이 합의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국론이 모아졌단 의미다. 그럼에도 정부 측은 아직 여론이 반대하니, 국론 분열의 위험이 있다며 이를 유보하고만 있다. 심지어 2014년 ‘결의안 촉구 후속조치에 대한 질의 답변’에서 아직 많은 국민이 기념곡 지정 등을 반대한다며 14개 단체를 언급했다. 그 단체들은 어버이연합 등 보수적 성격이 강한 단체다. 이는 일부만의 의견을 국민 전체의 여론으로 둔갑시킨 셈이다.

이번 5·18 기념식의 슬로건은 ‘5·18 정신으로 국민화합을 꽃피우자’다. 하지만 이는 이뤄지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열린 청와대 3당 대표 회동에서 “국론 분열을 피하는 좋은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대로 시행됐는지는 의문이다. 계속해서 훼손되는 5·18의 정신을 지켜가기 위해 무엇보다 국론을 분열시키는 자가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과연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훼손하는 것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는 노래인가? 아니면 이 정신을 자신들의 입장과 맞지 않다며 반대하는 정부인가? 민주국가의 국민으로서 우리는 분열의 주체를 파악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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