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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테러방지와 맞바꾼 개인정보

현재 애플과 미 연방수사국(이하 FBI)이 펼치고 있는 팽팽한 신경전에 전 세계가 집중하고 있다. 이 대결은 지난 2월 16일 FBI가 ‘애플’사에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살인범의 아이폰을 잠금장치 해제할 수 있도록 보안장치 우회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제공하라는 요청을 보냈지만 애플이 이를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공식 웹사이트에 “미국 정부가 고객의 보안을 위협할 수 있는 요구를 해왔는데, 앞으로 다른 사건에도 적용되는 선례가 될 수 있는 이런 명령을 거부한다.”며 국가 안보를 위해 개인 사생활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미국 주요 IT 기업들도 경쟁업체인 애플을 지지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최근 국내에도 비슷한 논란이 발생해 팽팽한 여론전이 벌어졌다. 지난달 23일 국회의장이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하면서 테러방지법 저지 필리버스터가 국회에서 1백92시간 26분간 세계 최장 시간 진행됐다. 38명의 의원들이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으로 평균 다섯 시간 넘게 반대 발언을 이어갔다. 국민들 또한 이러한 노력에 힘을 실어 의원들에게 전할 발언들을 모아주는 누리집에 3만8천여명이 참여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테러방지법은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로써 국가정보원이 통신사와 금융거래분석원으로부터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자료를 제공받아 열람할 수 있게 되었다. ‘테러를 막겠다는데 왜 이렇게 반대를 하나?’라고 의아한 반응을 보이는 네티즌들도 있다. 하지만 테러방지법에서 규정되는 테러위험인물 범주에는 테러단체의 조직원이나 테러음모자, 테러선동자 뿐만 아니라 이 같은 행위를 했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까지 포함된다. 정부에 반하는 시위나 집회를 테러로 규정한다면 테러방지법 통과는 사실상 개인의 통신기록과 모바일 메신저를 들여다보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말이 된다.

실제로 테러가 일어나고 있는 국가에서도 개인정보를 지키기 위해 힘쓰고 있는데 그와 비교해볼 때 우리나라의 테러방지법 통과는 너무 과도한 예방으로밖에 볼 수 없으며, 오히려 국민들의 불안감만 고조시키고 있다. 테러에 대한 불안감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으로 만든 법안이지만 오히려 국민들에게 심리적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아이러니한 경우다. 정부는 테러방지라는 명분으로 법을 악용해 국민의 개인정보를 사찰하는 일이 절대 없어야 한다. 또한 우리 개인은 생각 없이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를 하거나 보안이 낮은 곳에 개인정보를 저장해두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자신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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