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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3호 기자칼럼] 대나무숲, 이대로 괜찮을까?

대학생이라면 누구든지 한번쯤은 ‘대나무숲(이하 대숲)’에 올라온 글을 본 적 있을 것이다. 대숲은 2012년 한 출판사 직원이 익명으로 ‘출판사X’라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회사의 부조리를 알린 것이 그 시작이었다. 얼마 후 계정이 사라진 것을 아쉽게 여긴 누군가가 ‘출판사 옆 대나무 숲’이라는 최초의 대숲을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대숲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상에서 익명으로 소통하는 공간으로 비밀번호를 공유하여 공동 계정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초기에는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의 소통의 장 역할이 컸으나 점차 고민 토로, 사회 현안에 대한 활발한 토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의 부조리를 폭로하는 역할로 확장됐다. 대학 대숲도 마찬가지다.

대숲은 대학생의 여론 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토론 문화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다. 부정행위 혹은 가혹행위 및 잘못에 대한 고발은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이루어지기 힘들기 때문에 ‘대숲’은 이러한 부조리를 세상 밖으로 꺼낼 수 있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는 미투운동이 사회 각계로 확산되면서 폭로가 더 많은 폭로를 부르고 해결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숲에 올라온 몇몇 글들이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키는 일들이 잦아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숲의 문제점은 ‘익명성’에서 발생한다. 게시물을 올린 사람의 신원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타인의 신상정보를 사칭하거나 무차별적인 명예 훼손을 하더라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관리자 또한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무책임해질 수 있다. 또 광고나 품평을 올려 홍보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어, 본래 목적이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대숲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한 예방책이나 규제 방안이 없기 때문에 마음먹으면 언제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렇다고 대숲에서 익명성을 없애거나 제재한다면 그것이 가진 순기능 또한 사라질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익명성이 보장된 공간에서 건전한 토론과 문제제기가 이루어지고, 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의 의식 개선이 가장 급선무이다. 이용자들은 대숲을 싸움과 광고를 위한 공간이라고 인지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올바른 의사표현과 이에 걸 맞는 의식을 보여줘야 한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대숲은 익명성 이 보장되어 문제를 고발해도 2차, 3차 피해로부터 안전하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 뒷면에는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애꿎은 피해자만 양산하는 어두운 측면도 있기 때문에 관리자가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숲을 관리하는 사람과 이용하는 사람 모두가 커뮤니티의 일원이라고 생각하며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대숲 본래 취지에 맞게 자유로운 의사표현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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