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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장애인 생활시설에 장애인 인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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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서 발표한 ‘보건복지통계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2014년 기준 1천4백여개의 장애인 생활시설이 있으며, 3만1천여명이 입소해 있다. 장애인 생활시설의 본래 설립 취지는 장애인에게 체계적인 도움을 주고 인권을 보장받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즉 장애인의 복지 증진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의 ‘2008년 장애인 생활시설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들 4명 중 1명이 거주시설에서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 피해를 받는 등 인권을 침해당한 경험이 있다. 생활시설 내 장애인 인권 침해 실태에 대해 살펴보자.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기준 접수된 ‘장애인 생활시설 내에 장애인 인권 침해 사안’은 연평균 1천5백여건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경주시의 A씨는 지난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약 10년동안 거주하던 시설운영자에 의해 강제 노동에 시달리고, 자신의 수급비를 착취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지난 해 경기도의 ‘ㅅ’ 시설에서는 직원이 ‘훈계’를 한다는 등의 명목으로 상습적 폭행 등 학대를 일삼은 사실이 밝혀져 조사가 진행됐다. 그 외에도 강제 성추행, 노동착취 등 생활시설 내 장애인 인권 침해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인권을 보장받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생활시설이 오히려 장애인의 인권을 방조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러한 곳에서 어느 누가 안심하고 지낼 수 있을까? 더 이상 장애인 생활시설은 복지시설이 아니다. 장애인들을 골칫거리 취급하며 일방적으로 몰아놓은 수용소나 다름없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장애인 인권 침해 사안이 매년 보고되는데도, 별다른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2008년 대대적으로 장애인 생활시설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시설 내 장애인 인권 침해가 심각함을 알렸다. 그러나 이러한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관련 정부 부처에서는 9년이 지난 지금조차 별다른 개선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관련 통계치만 발표할 뿐이다. 물고기를 잡으려면 낚싯대를 던져야 하는데, 계속 호수만 쳐다본 채 ‘물고기가 잡히려나’하고 보고만 있는 셈이다.

훼손돼 사라져가는 장애인 인권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구체적인 대안 마련이다. 그동안의 실태조사로 모은 데이터를 토대로, 정부에서는 시설에 대한 대대적이며 지속적인 감찰과 시설 운영 구조의 개선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피해를 입은 장애인들에 대한 보상과 치료 조치도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해결책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우리는 계속해서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우리가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결국 또다시 조사만 이뤄진 채로 금세 묻힐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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