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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호 기자칼럼] 인간은 선에서 비롯되었다

사물이나 현상을 성립시키는 근본적인 성질인, 우리 인간의 ‘본질’은 무엇일까? 춘추전국시대의 유학자 맹자는 ‘사람은 근본적으로 선하다’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인간 본성에 대한 학설 중 하나인 ‘성선설’이다. 쉽게 말하자면 인간의 본성, 즉 본질은 선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인간의 본질이 왜곡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11월 14일 광화문에서 벌어진 ‘민중총궐기 투쟁대회’ 이후 SNS에 시위대의 한 여성이 최루액이 들어간 의경의 눈을 물로 씻어주고 있는 장면을 담은 사진이 올라왔다. 이 사진에 대해 누리꾼들은 ‘시위 속에서 저런 따뜻함이 있었다’고 여성의 행동을 칭찬하며 미담으로 남는 듯 했다. 하지만 일부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사진 속 여성의 신원이 조작됐다는 논란을 제기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시위대가 미담을 조작하여 자신들의 폭력시위를 정당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사진의 여성이 해당 사진에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을 찍은 ‘인증샷’까지 올리면서 논란은 마무리되는 듯 했지만, 이들은 그 인증샷조차 조작이라며 비난을 일삼았다. 결국 ‘인증’을 했던 여성은 마녀사냥의 대상이 되었다.

이처럼 문제가 커지게 된 것은 조작을 제기한 페이스북 페이지가 그 여성이 알바노조에 가입했다는 사실을 무단으로 게재했기 때문이다. ‘악덕업주에 맞서 아르바이트생들의 정당한 권리를 지키겠다’는 취지로 설립된 아르바이트생들의 노동조합인 알바노조를 우익 성향의 커뮤니티 일부가 좌익단체라며 색깔론 비난 등을 일삼으면서 마녀사냥이 시작됐다. 따뜻한 선행조차 색깔론이 대입되면서 철저히 왜곡되고 변질된 것이다.

일부 사람들이 자신의 색깔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선한 행동을 왜곡하고 육체적·정신적 폭력을 일삼는 모습을 보면 ‘우리는 정말 선에서 비롯된 인간이 맞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자신만의 이념을 가질 자유가 있지만, 색깔론은 결코 자유가 아니다. 자신들의 이득을 지키고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해 서로를 헐뜯고 때로는 피로 물들기까지 하는 잔혹한 논쟁은 1950년대 유행한 극단적이고 보수적인 반(反)공산주의인 매카시즘을 떠올린다.

우리 인간은 선에서 비롯된 존재이다. 불쌍한 사람을 보면 연민을 느끼고 악한 것을 보면 거부감을 느낀다. 하루에도 몇 번씩 미담이 조작으로 변하는 현실에서 우리의 본질이 선함에서 비롯됐음을 증명하고 이를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사회현상에서 무엇이 옳은지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수많은 논란들을 무차별적으로 수용하기보다는 자세히 관찰하여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을 통해 그른 것은 비판하고 옳은 것을 좇을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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