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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6호 기자칼럼] '0.36%의 관심'

다른 세대에 비해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여겨졌던 대학생들. 그러나 지난해 불거진 국정농단의 심각성에 수많은 젊은이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촛불을 들었고, 전국의 대학에서는 일그러진 권력을 비판하는 시국선언이 들불처럼 번졌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무너진 데에 대학생들이 보여준 관심과 행동은 민주시민으로서의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생들은 정작 지금 자신이 속해있는 대학 공동체의 일에는 매우 무관심한 듯하다.

대학본부와 전체 학우들 사이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며 학생들의 권익증진을 위해 존재하는 총학생회. 올해 연세대, 서강대, 숙명여대 등은 총학생회장 입후보자 부재로 줄줄이 출범이 무산됐다. 이는 학생자치기구에 대한 대학 구성원들의 관심 부재로 인해 발생한 일이다. 정부가 국민을 대표하듯 학생들을 대표하여 대학본부와 교섭할 수 있는 총학생회에 대한 무관심은 최근 우리학교 정기총회 무산 건에도 잘 드러나 있다.

지난 9월 18일, 총학생회가 주최하는 정기총회의 참석률이 약 0.36%에 그쳐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었다. 학칙 상 정기총회를 개회하기 위해서는 전체 재학생의 10%가 모여야 한다. 우리학교 총 2만1천 학우 중 2천1백 명이 참석하면 총회는 성사되는데, 이날 총회에 참석한 인원은 80명 남짓이다. ‘0.36%’라는 수치는 학생들의 무관심과 총학생회의 홍보 부족이 초래한 결과다. 공동체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그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학생자치기구 고유의 가치와 기능이 제대로 실현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시점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학교 총학생회장 투표율은 매년 50% 내외를 맴돌고, 단일후보체제가 지속되고 있다. ‘저조한 투표율’과 ‘계속되는 단일후보’. 이 또한 학생자치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이 낳은 결과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당장 내 살길이 급해서, 우리는 학내 문제에 대해서는 눈을 감는다.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학생 자치는 퇴보만을 거듭할 뿐이다. 우리의 의견을 피력하는 수단인 학생자치기구의 무력화에서 발생하는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의 몫이 될 것이다.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견제하고 의문을 제기하며 관심을 보여야한다.

“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이는 프랑스의 정치철학자 토크빌이 남긴 유명한 말이다. 어찌 보면 너무나도 가혹한 말이지만 한편으로는 지금 우리가 어떤 수준에 머물러 있는지를 돌아보게 해준다. ‘우리학교 공동체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우리를 대표하는 학생회는 어떤 행보를 보이고 있는가.’ 이에 대해 우리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돌아봐야한다. 민주주의는 모두가 주인이 되는 사회다. 우리 사회가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가치, 지난 겨울 온 국민이 촛불을 쥐고 염원했던 ‘민주주의’가 계명동산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바로 지금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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