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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1호 기자칼럼] 혐오할 권리? 그런 건 없어요.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목전이다. 궐위 상태인 대통령직에 오를 사람이 누가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동성애 찬반’ 논쟁과 그에 따른 일련의 현상이 기막히다. 문재인 후보는 “차별에는 반대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 않는다.”는 형용모순을 그대로 드러냈고, 홍준표 후보는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동성애는 엄벌해야 한다.”고 말하며 노골적인 반대 의사를 천명했다. 대선후보들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은 그러는 편이 대중들로부터 지지를 받기 수월한 것이라는 정치적 셈법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일상 속에 퍼져있는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멸시, 혐오발언이 ‘취향’이라는 이름으로 용인되는 분위기가 대선 후보들에게조차 소수를 혐오할 당위를 부여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유력 대선주자들이 ‘동성애 반대’를 외친 때는 성소수자 운동가 ‘육우당’이 숨을 거둔 날이기도 했다. 그가 자살로 세상을 등진 지 14년이 지난 지금에도 동성애에 대한 혐오는 여전하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 2015년에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57.7%는 ‘동성애자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여성가족부의 ‘국민다문화수용조사’를 보면 국민의 78%가 ‘동성애자를 이웃으로 삼고 싶지 않다’고 응답했다. 비단 성소수자가 아니더라도 장애인에 대한 차별 또한 심각하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장애인 중 61.7% 가량이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바 있다. 이러한 차별에 대응하고자 지난 2007년부터 장애인, 성소수자 등에 대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자는 각계각층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고 지난 10년 간 이를 위한 세 차례의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보수 기독교계와 동성애를 인정하지 못하는 시민들의 거센 반발로 인해 모두 무산되고 말았다.

우리 주변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동성애를 반대해.”라는 주장을 찾아보기는 어렵지 않고, 실수를 한 사람을 ‘병신’이라고 부르는 경우 또한 일상적으로 마주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행위의 인식적 근거는 무엇인가. 그것은 ‘정상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비정상(으로 불리는 것)’을 배척하고 혐오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일종의 우월감일 것이다. 이 알량한 우월감이 가져오는 것은 일시적인 쾌감이겠지만, 결과적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행동이다.

소수자에 대한 존중의 정도는 개인의 품격, 나아가 사회 전체의 품격을 징표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품격은 어떠한가. ‘정상’으로 의제되는 다수에 의한 폭력은 ‘비정상’으로 일컬어지는 약자를 향하고 이를 ‘혐오할 권리’ 따위로 정당화하지 않는가. 그 누구에게도 타인을 혐오할 권리는 없다. 인간 존중, 인간 평등을 아로새긴 세계인권선언의 정신처럼 혐오는 인간을 향하여서는 안되며, ‘혐오할 권리’ 자체에 대항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다시 한 번 강조해야겠다. “혐오할 권리? 그런 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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