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21.8℃
  • 맑음강릉 20.7℃
  • 맑음서울 21.9℃
  • 맑음대전 22.0℃
  • 맑음대구 22.5℃
  • 맑음울산 22.2℃
  • 맑음광주 21.9℃
  • 맑음부산 23.8℃
  • 맑음고창 20.7℃
  • 맑음제주 23.4℃
  • 맑음강화 21.2℃
  • 맑음보은 20.7℃
  • 맑음금산 21.0℃
  • 맑음강진군 22.7℃
  • 맑음경주시 22.6℃
  • 맑음거제 21.2℃
기상청 제공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올 겨울엔 ‘하이쿠’를 읽자

류시화의 《바쇼 하이쿠선집》이라는 하이쿠(俳句) 역서가 금년 10월에 출간되었다. 필자도 한 참 전에 《마츠오 바쇼오의 하이쿠》라는 제목으로 하이쿠 역서를 낸 적이 있는데, 류시화는 시인적인 감수성과 명상 체험으로 내면적으로 숙성된 하이쿠의 맛을 전달하고 있어 독자에게 감명을 준다.

이제 캠퍼스의 나무들이 바싹 마른 잎들을 드문드문 매단 채 겨울 채비를 하고 있다. 학생들은 취업 걱정, 교수님들은 업적 걱정 가득한데 잠시 마음을 비우고 차 한잔 앞에 두고 17글자로 된 하이쿠(俳句)에 젖어봄은 어떨지…? 하이쿠는 5/7/5 운율의 17자로 된 일본의 짤막한 정형시이다. 하이쿠 중에서도 평생 방랑으로 일관하며 고독한 인간의 내면을 꿰뚫으면서 모든 생명 있는 것들에 대한 애틋함을 노래한 마쓰오 바쇼(松尾芭蕉)의 작품이 좋을 것 같다. 이제 몇 작품을 둘러보기로 하자. (*번역은 기호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기서는 일단 필자역을 싣기로 한다.)

“이 외길이여 / 행인 하나 없는데 / 저무는 가을”은 모두가 외길을 걷고 있는 듯한 우리 인생의 적막감을 대변해 주고 있다. “남의 말 하면 / 입술이 시리구나 / 가을 찬바람”은 늘 공허하게 남의 말만 해대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그러면서도 “가을 깊은데 / 옆방은 무엇하는 / 사람인가”와 같은 작품이나 “눈 내린 아침 / 홀로 마른 연어를 / 씹고 앉았다” 는 벽을 사이에 두고 대화가 없는 사람끼리 서로 온기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내고 있다. 모두 너무 춥고 스산한가? 어차피 우리는 철저하게 고독해 보아야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생명’에 대한 바쇼의 찬탄은 섬세하면서도 경이롭다. “첫눈 내리네 / 수선화 잎사귀가 / 휘어질 만큼”은 겨울을 인내하며 피는 수선화 잎사귀가 살짝 휠 정도로만 첫눈이 내린 차갑고도 맑은 모습을 읊고 있다. 수선화처럼 우리도 고독한 가운데 인고의 겨울을 견뎌 봄을 맞으면 “자세히 보니 / 냉이꽃 피어 있는 / 울타리로다”에서처럼 대지를 뚫고 생명력을 발현하는 새싹의 기운이 우리 몸을 타고 흐를 것이다. 그리고 때를 만나면 “맨드라미여 / 기러기 날아올 제 / 더욱 붉어라”처럼 붉은 열정을 발휘해보자. 짧고 여백이 있어 읽을 때 우리 마음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것이 하이쿠의 매력이다.

관련기사





[가까운AI] 의용공학, AI와 사람 사이를 잇다 몇 년 전만 해도 의용공학과 학생이 바이오데이터를 분석하려면 프로그래밍 언어부터 익혀야 했다. ECG나 EEG 데이터를 불러오고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작성하다 보면 사소한 오류 하나를 찾는데 꽤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요즘은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 AI에게 코드의 오류를 물어보기도 하고, 분석 방법을 함께 고민하기도 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논문을 읽거나 새로운 의료기기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때도 AI를 자연스럽게 활용한다. 의용공학은 원래부터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분야다. 의학과 공학의 경계에서 출발한 학문인 만큼 인공지능과 만나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최근의 변화는 조금 특별하다. AI가 단 순히 하나의 새로운 기술로 추가되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고 연구하는 방법 자체를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 의용공학 수업에 들어온 AI 의용공학에서 다루는 데이터는 매우 다양하다. EMG와 EOG 같은 생체신호가 있고, 엑스레이나 CT와 같은 의료영상도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워치나 웨어러블 센서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얻는 데이터도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데이터에서 사람의 눈으로 발견하기 어려운 특징을 찾는 일은 AI가 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