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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핀란드 슬로우 라이프

­북유럽 국가들의 교육, 복지, 디자인의 선진성이 주목을 받으며, 북유럽 국가 중 하나인 핀란드를 향한 관심이 높다. 현실에 대한 불만은 종종 ‘허상’을 그려내고, 이에 따른 ‘환상’이 난무하는 가운데, 나와 남편은 핀란드에서 경험한 일상과 생각을 엮어, 핀란드의 다양한 ‘진짜’ 모습을 『핀란드 슬로우 라이프』에 담았다.

우리가 핀란드에서 충격을 받았던 일화 중 하나는 타르야 할로넨(Tarja Halonen) 전 핀란드 대통령이 쓰레기통을 뒤지는 모습이다. 누군가에게 버려졌지만, 그녀에게는 필요한 액자를 주워갔다. 한 나라의 리더였던 사람이 이렇게 몸소 검소함을 보이고, 권위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사회, 핀란드. 많이 갖은 이가 좀 더 양보하며 나누고, 건강한 다수가 아픈 소수를 포용하는 곳이 핀란드이다. 그래서 미디어가 투명한 세금으로 만들어진 ‘대가 있는 행복’인 복지를 조명해온 것과 달리, 우리는 그 제도를 만든 ‘사람’과, ‘천천히, 조금씩, 다 함께’ 행복을 찾아가는 핀란드인들을 통해 그들의 삶의 양식과 태도에 관심을 갖았다.

우리는 헬싱키에 거주하며 대안적 도시의 삶에 관심을 갖고, 도시 사회의 문제를 해결해가는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어디에서나, 나만의 일일 레스토랑을 여는, ‘레스토랑 데이’, 도시가 벼룩시장으로 탈바꿈되어지는 ‘클리닝 데이’, 산업용 포대를 재활용하여 밭을 만드는 ‘게릴라 가드닝’ 등을 통해, 핀란드인들은 개인의 행복이 존중되는 사회적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며, ‘자발적 행동’으로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러한 역동성과 함께,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즐길 줄 아는 지혜가 보인다. 집은 투자의 대상이 아닌 가족을 위한 휴식의 공간이며, 사연이 있는 오래된 물건들로 소박하게 꾸며져 있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그들의 생활 속 실천은 어렵지 않게 포착되어졌다. 무엇을 어떻게 소비하는지 살펴보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삶의 가치에 대해 알 수 있다. 역으로 삶에 대한 가치의 차이는 곧 무엇을 소비하는가에 대한 차이로 이어진다. 남의 시선보다는 개인의 만족과 삶을 더욱 풍요롭게 돕는 취미나 여행 등의 소비에 우선순위를 정한다는 점에서 그들이 어디에 삶의 가치를 두는지 알 수 있다.

새로운 일상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 안에서 소중한 의미를 찾는 핀란드인들의 열정은 나와 남편이 ‘어디에 사는가 보다 어떻게 사는가’에 더 중요한 가치를 두고, 현재에 충실한 삶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었다. 인간은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니기에, 행복을 공유할 수 있는, ‘누구와 사는가’ 역시 중요한 요소이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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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계명대신문사로부터 이 글을 써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대학 방송국 활동을 하던 시절이 떠올라 잠깐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대학생에게 권하는 한 권을 고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여러분과 같은 대학생일 때 제가 제일 좋아했던 소설은 틀림없이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이었습니다. 책을 펼치면 어느새 나는 프랑스 벨빌 거리 어느 골목,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 7층 계단에 걸터앉아 있습니다. 살찌고 병이 든 로자 아줌마에게는 힘이 부치는 계단입니다. 모모는 그녀가 자기를 돌봐주는 대신 누군가가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습니다. 로자 아줌마는 그저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돌봐주는 줄 알았기에 밤새도록 울고 또 울었습니다. 빅토르 위고를 좋아하는 하멜 할아버지는 길에서 양탄자를 팝니다.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할아버지는 그렇다고 말하며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입니다. 유태인 수용소에서 살아나온 로자 아줌마는 모든 위조 서류를 가지고 있습니다. 몇 대 째 순수 독일인이라는 증명서도 있습니다. 로자 아줌마는 한밤중에 겁에 질려 지하실로 숨어 들어가기도 합니다. 로자 아줌마의 병이 깊어갈수록 모모는 밤이 무서웠고, 아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