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22.2℃
  • 맑음강릉 18.0℃
  • 맑음서울 22.1℃
  • 구름조금대전 23.9℃
  • 구름많음대구 22.1℃
  • 구름많음울산 14.5℃
  • 구름많음광주 22.1℃
  • 구름많음부산 15.7℃
  • 구름많음고창 17.5℃
  • 흐림제주 18.1℃
  • 맑음강화 20.1℃
  • 구름조금보은 22.5℃
  • 구름많음금산 22.3℃
  • 구름많음강진군 18.1℃
  • 구름많음경주시 17.1℃
  • 구름많음거제 15.6℃
기상청 제공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가난 없는 세상을 위하여

URL복사

작년 이때쯤 부산으로 가던 기차 안에서 예의 바르고 친절한 한 대학생과 동승한 적이 있었다.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이야기가 오고 가게 되었고 한참동안 한담을 즐기던 중 그 학생은 자신의 고민보따리를 풀어 놓기 시작했다. 바로 취업에 관한 고민이었다. 그의 고민이 새삼스러울 것은 없었다. 청년실업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인 요즘 대부분의 대학생이 안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의 고민은 조금 다른 점이 있었다. 자신의 생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소외 계층의 자립을 돕는 일을 하고 싶지만,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그의 고민을 듣고 있으니 참으로 대견스럽고 기특하였다. 요즘 젊은이들은 사회적 문제에는 관심이 없을 것이라는 나의 편견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세상일에 어두운 서생(書生)의 신분으로 구체적인 방법을 조언해줄 형편도 아니어서 순간 당황스러웠다. 다행스럽게도 이때 책 한 권이 떠올랐고, 그 책은 바로 사회사업가의 바이블로 일컬어지고 있는 무하마드 유니스의 『가난 없는 세상을 위하여』이었다.

무하마드 유니스는 방글라데시 출신의 빈곤퇴치사업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빈곤 계층이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그라민은행을 설립하여 ‘무담보소액대출’ 프로그램을 운영하였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에 노벨평화상과 서울평화상을 수상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원래부터 빈곤퇴치 운동가는 아니었다.

그는 치타공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던 교수이었지만, 당시 방글라데시가 기아에 허덕이는 상황을 목도하면서 엘리트 교수로서의 삶에서 뛰쳐나와 빈곤퇴치운동가로 활동하였다. 그는 이 책에서 자본금 없이도 방글라데시의 빈곤을 퇴치하면서, 방글라데시 최고의 기업가가 될 수 있었던 경험담을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은 가난 없는 세상으로의 꿈이 현실 저 너머 어디에 존재할 수도 있는 유토피아의 세계가 아니라 현실에서 실현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시행한 빈곤계층을 대상으로 한 무담보대출은 비록 소액이기는 하지만 승자독식의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극히 비상식적인 일이다.

하지만 비상식적인 사업은 성공하였다. 그의 성공요인을 사업운영의 방식에서도 찾아 볼 수 있지만, 그보다 더욱 근본적인 요인은 그의 이웃을 향한 따뜻한 마음과 인간에 대한 무한한 신뢰성에 있다고 본다. 그의 이웃에 대한 사랑과 사업은 우리에게 따뜻한 마음이 암울한 자본주의 현실에서도 실현될 수 있다는 확신과 희망을 전해준다.

위의 내용 등을 그에게 말해 주면서 그와 헤어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학생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이 책을 읽고서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 하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면서 고맙다는 말을 했다. 실제로 우리 대학 학생들 중에서도 소외 계층을 돕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니면서, 이런 마음을 자신의 취업과 관련해 생각하는 학생들도 많으리라 생각된다. 그들에게 이 책을 꼭 한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

관련기사





[1178호 사설] 중독을 좋아하세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소설 제목을 패러디해 여러분께 던진다. 코로나19와 더불어 살기 시작한 지난 1년이 지나고 새롭게 맞이한 신학기에 이렇게 묻는 것이 뜬금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 번씩 세상을 약간만 삐딱하게 바라보면 이제까지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가 보이진 않을까? 노자의 도경 1장에 道可道 非常道라는 문구가 있다. “도가 말해질 수 있으면 진정한 도가 아니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우리 주위에는 참 많은 사람이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정치가, 기업가, 의료인, 학자들은 마치 자신만이 이 나라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 주장하고 반 시민도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자신이 마치 전문가인 양 주장하면서 다른 이의 견해를 무시하곤 한다. 고용인은 자신이 부리는 사람이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근로자를 선호하고, 피고용인은 노동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받는다는 의미로 노동자를 선호한다. 같은 사람인데 마치 다른 사람인 양 근로자와 노동자를 외친다. 자신의 관점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바라보면서. 존재 자체가 의문시되기도 하는 노자가 우리 시대에 나타난다면 앞서 주장하는 사람들이 도를 따르고 있다고 인정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