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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찬 여행을 할 수 있는 힘은 결국 여행자의 사전 정보 수집력에 있다"

해외배낭여행의 초보자들을 위한 '해외 배낭여행 지침서'


::: 1. 인도도 가고 싶고 런던도 가고 싶고 남미도 가고 싶은데요 :::
배낭여행에 대한 조언을 구하면서 질문을 하는 분들 중에 의외로 자신이 '어디를 여행할 것인지'를 정하지 못한 채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라디오나 TV 방송에서도 꼭 여행지를 추천해달라고 말해서 저를 곤란하게 합니다. 저는 남이 어디를 즐겁게 다녀왔는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행이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아서 누구와 함께 여행했는지, 그날의 햇살은 어떠했는지, 우연히 만난 사람들은 어땠는지, 그 때 건강 상태가 어땠는지, 내 어깨의 배낭의 무게는 어땠는지에 따라 다르며, 같은 곳을 가도 추천할 만한 여행지가 될 수도, 말리고 싶은 여행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원하는 여행이 어떤 여행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으며 여행지 후보를 줄여나가는 것입니다.

다음 질문을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나는 모험하는 여행을 하고 싶은가? 여유를 누리는 여행을 하고 싶은가?', '나는 보는 여행을 하고 싶은가? 겪는 여행을 하고 싶은가?', '나는 머무르는 여행을 하고 싶은가? 이동하는 여행을 하고 싶은가?' 이런 질문에 스스로 대답하기 위해선 미리 최소한의 여행지 공부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식이 아닌 선입견으로 의도하지 않은 엉뚱한 여행을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정열의 스페인'이라는 이미지를 믿고 그게 그거일 거라는 선입견으로 옆 나라인 포르투갈 북부를 찾아갔다가 그 차분함에 맥이 빠진다든지 해서는 안되겠죠. 물론 여행엔 의외성의 매력이 있기는 하지만요. 때로는 한 장의 사진에 빠져 떠나는 여행도 나쁘지 않습니다. 저 역시 한 장의 사진을 본 뒤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론다 마을까지 달려간 적이 있습니다.
방학 시즌이야말로 삶의 견문을 넓힐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우리 계명인들에게 주어지는 시간입니다. 계명대신문사에서는 2009년 여름 인터넷 서점 집계 '여행 에세이' 부문 1위를 기록했던 여행책 <내 안의 여행유전자-여행유전자 따라 지구 한 바퀴>의 저자 여행작가 이진주 씨에게서 배낭여행 조언을 들어봤습니다.

::: 2. 여권은 신분증, 비자는 허가증?:::
예산을 짜고 비행기표를 알아보다가 뒤늦게 여권과 비자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급하게 준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권 없으면 비행기표도 못 삽니다. 특히 생애 처음으로 여권을 만드는 사람이 많이 몰릴 방학기간인 여행성수기엔 여권발급도 경쟁적이고 시일도 걸리겠죠. 성수기 전에 미리 만들어 놓으면 급하게 날짜에 쫓기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비자가 필요한 나라를 여행할 생각이라면 여권뿐 아니라 비자도 받아 놓아야 합니다. 여권은 다른 나라로 돌아다닐 수 있는 국제적인 신분증, 비자는 그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허가증 같은 것입니다. 같은 나라라도 방문 목적이나 기간에 따라 비자가 필요할 수도, 아닐 수도 있으니 미리 확인해 놓아야 합니다.

::: 3. 이렇게나 싼 항공권이 있었어요! :::
"광고를 봤는데 유럽행 비행기 티켓이 이렇게나 싼 게 있었어요! 전 이번에 떠날 거예요."라고 기쁘게 연락하는 분들에게 "혹시 세금, 공항이용료, 유류할증료가 포함된 가격인지 확인해 보셨나요?"라고 말하기란 여간 미안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항공사와 경유지 등에 따라 다르지만 유럽행 비행기 티켓의 세금만 해도 수 십 만원에 달하니까요.

할인 항공권은 보통 항공사 홈페이지가 아닌 여행사를 통해 오프라인으로 구입할 수도 있고 포털 싸이트나 인터넷 쇼핑 싸이트를 통해 실시간 가격 검색을 해 가며 온라인으로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둘의 차이는 전화로 하는 것이 편하냐, 아니면 내가 인터넷으로 항공 가격과 여러 항공사, 도시의 경우의 수를 모두 짚어보며 예약하는 것이 편하냐의 차이와 약간의 가격 차이에 있습니다. 인터넷 유명 배낭 여행 카페에 가입해서 공동구매하거나 할인 이벤트에 참여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같은 항공편의 똑같이 저렴한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인데 왜 이렇게 가격이 천차만별인지 헛갈리기도 합니다. 그건 어떤 경로를 통해 항공권을 샀느냐, 며칠 간의 여행을 위한 것인가, 출발·도착 도시나 날짜를 바꿀 수 있는 조건인가, 나이가 몇인가, 두 달 전쯤 샀느냐 일주일 전에 샀느냐(미리 사는 것이 더 싸겠죠)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창가 좌석이라 더 비싸고 통로 좌석이라 더 싸서가 아닙니다.

참고로 처음 비행기를 타는 거라 이착륙 장면을 꼭 옆에서 보고 싶은 분은 창문 위치를 더 선호하겠지만 기내 공짜 음료를 마셔가며 화장실을 자주 가실 분이라면 통로쪽 좌석이 더 편할 것입니다. 비상구 옆 자리는 다리를 길게 뻗고 갈 수가 있는 반면, 사고가 났을 땐 승무원과 함께 승객들의 비상 탈출을 도와야 하는 의무를 가집니다.

날개 바로 옆 좌석은 비행 동안 시야가 가려지고 소음이 있지만, 날개 바로 뒷좌석부터 끝으로 갈수록 대형사고에서 생존율이 높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러나 좌석이 비행기 뒷부분으로 갈수록 난기류를 만났을 때 기체의 흔들림을 더 많이 느끼기도 하니 고려해서 좌석을 요청하세요. 당일날 공항에 가서 부탁하려면 이미 늦습니다.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좌석 배치도를 보고 미리 좌석을 체크하세요.
::: 4. 예산은 어떻게 짜야 할까요 :::
일반적으로 간단하고 굵직굵직한 항목만 꼽아보겠습니다. '항공료+숙박비+식비+현지교통비+각종입장료'가 떠오릅니다. 나라마다 각 항목의 비율이 다릅니다. 인도 같은 경우엔 항공료의 비중이 가장 크고 나머지 현지에서의 비용이 상대적으로 쌀 것이고, 일본의 경우엔 현지 교통비가 은근히 압박이 될 것입니다.

유럽의 경우엔 가장 저렴한 비용에 효과적인 루트를 위해 유레일이나 저가항공 전략을 미리 세워놔야 합니다. 각종 입장료도 은근히 가격 압박이 느껴지겠으나 위대한 그림을 볼 수 있는 멋진 미술관은 절대 포기하지 맙시다. 내가 거기까지 가서 그것을 왜 안 보고 왔을까 나중에 땅을 치며 후회하게 됩니다. 특히 일정 짤 때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휴관일과 함께 입장료를 받지 않는 날도 미리 체크합니다. 국제학생증 등 학생할인을 받을 수 있는 증명서는 미리 만들어 갑니다.

개인적으로 여행 예산에 선물비는 넣지 맙시다. 저는 항상 부모님 선물까지만 사오라고 말합니다. 여러 사람 나눠줄 기념품 선물은 사지 마세요. 여행자는 현장의 분위기를 흠뻑 느끼고 일부러 구해서 고민 끝에 선물을 사 오지만, 받는 사람은 감흥 없는 작은 열쇠고리 하나가 더 생길 뿐입니다. 건강하게 다녀오면 그게 선물입니다.

그리고 만일 여행지에서 1달러를 구걸하는 아이들이 가슴 아팠다면 한국에 돌아와 월드비전(02-2078-7000) 같은 NGO 기구를 통해 그 국가의 아이 한 명과 결연을 하는 것도 여행의 뜻 깊은 추억이 될 수 있습니다. 열쇠고리 대신 당신의 선물이라 생각하고 아동 결연을 했다고 말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기뻐할 것입니다.
::: 5. 여행에도 공부가 필요하다 :::
모두가 생각하는 그 가이드북 공부가 아니라 여행지의 문화 근본을 알 수 있는 것을 미리 공부하고 가면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진리에 가슴이 뿌듯해 질 겁니다. 유럽을 가려면 '그림 읽는 법'에 관련된 명화 에세이를 몇 권 읽어봅시다. 루브르의 모나리자가 왜 유명한지, 프라도의 시녀들 그림이 왜 유명한지, 알고 나면 두 배가 아니라 이십 배가 재미있습니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엘 간다면 힌두 신화를 알아야 합니다.

현지어를 전혀 몰라 공부가 필요하다면 '유창하게 물어봐 놓고는 어차피 돌아오는 대답은 알아듣지도 못 할 문장'을 외우는 대신 조금 떨어진 곳에 대한 길 설명을 알아들을 수 있는 '오른쪽' '왼쪽' '앞으로 곧장'이란 말을 알아두는 것이 더 실용적입니다.

'나는 이 나라 말을 못합니다,'라는 말은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이미 말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되려 그 문장을 쓰는 순간, '우리 말을 할 줄 안다!'며 사람들이 마구 말을 퍼부은 적도 있습니다. 현지인들과 친해지는 계기가 된다면 전화위복이겠지만요.

::: 6. 무용담을 조심합시다 :::
마지막으로, 무용담을 조심합시다. 여행을 먼저 다녀온 사람들의 용감무쌍한 무용담은 듣기에 낭만적이고 재미있어 보이지만 그 사람과 내가 똑같은 위험상황에서 같은 대처 능력이 있을지, 나에게도 그 사람이 겪은 기적 같은 행운이 찾아와 위험한 순간이 낭만적 무용담으로만 끝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한국에서 위험할 만한 일은 외국에서도 위험합니다.

그리고 '한국 친구가 있다'라든지 자기가 안전한 사람임을 증명하려는 것들을 소지하고 다니며 보여주는 사람이야말로 좀 더 주의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을 못 믿어 건조한 여행을 한다면 그것만큼 슬픈 일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조심하는 것'이 '아무 것도 경험하지 않는 것'이 되지는 않도록 그 절묘한 경계를 잘 판단해 기분 좋게 추억할 것이 많은 여행을 하고 돌아오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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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