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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를 궁금하게 만드는 티저광고

티저광고는 일반 광고보다 시청자로부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빼앗을 수 있는 광고 전략


얼마 전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라는 자극적인 광고 카피와 강렬하고 친숙한 영상을 이용한 정체불명의 광고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결국, 이 광고는 KT의 새로운 유선통합서비스 브랜드 ‘쿡(QOOK)’의 티저광고로 밝혀졌다. 아마도 이 광고에서 시청자들이 가장 관심을 둔 것은 개고생이란 자극적인 카피일 것이다. 그리고 친숙한 드라마 ‘아내의 유혹’의 한 장면을 사용한 점도 흥미롭다. 붐비는 피서지, 개밥을 훔치는 무전여행객, 극기훈련 중의 학생 등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집 떠나서 고생하는 장면들과 집에서 리모컨을 들고 편히 쉬는 아이와의 대비 또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런 강렬하고 친숙한 자극들로 말미암아 시청자들은 광고하는 대상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되고, 마침내 그 답을 찾으려고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후속 광고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QOOK의 티저광고가 시청자를 궁금하게 만드는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티저광고란 영어 단어 ‘tease’에서 비롯된 용어이다. 이 단어는 괴롭히다, 곯리다, 집적거리다, 희롱하다, 놀리다와 같은 의미로 쓰이며 미스터리 광고(mystery advertising)로 불리기도 한다. 티저광고는 시청자에게 광고주나 제품명 등 중요한 정보를 제외하고 제한적인 정보만을 제공함으로써 시청자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후속 광고에 대한 주목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일반 광고의 내용은 수동적으로 소비자에게 받아들여지는 반면에 티저광고는 소비자의 능동적인 정보수용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광고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티저광고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영역은 영화의 예고편(trailer)이나 새로운 제품 혹은 브랜드를 출시할 때이다.

티저광고가 성공하려면 일단 광고를 집중적으로 집행하여 최대한 많은 소비자에게 노출해야 한다. 또한 실제적인 정보가 밝혀질 때까지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티저광고의 내용적 완성도(creative)는 일반 광고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QOOK의 예에서 나타났듯이,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을 통해 그들에게 소구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그것이 소비자의 감성적인 측면을 주로 공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티저광고가 성공하기 위한 또 다른 중요한 조건은 언제 제품명과 광고주를 밝힐 것인가하는 문제이다. 티저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의 궁금증이 최고에 이를 때, 정보를 밝히는 것이 좋다. 또한, PR과 프로모션 등 다양한 마케팅 전술의 지원을 받아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결국, 티저광고의 성공 여부는 시청자들의 관심과 흥미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티저광고를 집행하면서 필수적으로 미디어에 보도기사를 통한 홍보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도 결국은 같은 맥락이다.

티저광고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 당시에는 무척이나 혁신적인 마케팅 캠페인이었던 미국의 ‘카멜(Camel) 담배 광고’를 티저광고의 시작으로 인정한다. 카멜 담배 브랜드는 연속되는 인쇄광고 시리즈를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하였다. 첫 번째 광고에서는 단순히 “Camels”란 단어만을 카피로 한 광고를 사용하였으며, 다음 광고에서는 그림과 함께 “Camels are coming!”이란 카피를 실었고, 세 번째 광고에는 “Tommorrow the city will be crowded by camels more than in Asia and Africa together!”란 카피 문구를 실었다. 이렇게 충분히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낸 후 마지막 광고에서 “Camel cigarettes are here!”란 문구로 광고되는 제품이 새로운 브랜드 카멜 담배임을 밝혔다. 카멜 담배는 이후에도 성공적인 광고 전략을 통해서 단기간에 시장에서 주요한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영역에서 티저광고를 이용해 왔다. “안나오면 쳐들어간다”라는 카피를 이용한 옥주현의 파스퇴르 요구르트 쾌변, “선영아 사랑해”의 마이클럽 , “클라이맥스를 산다”의 래미안 등 다양한 영역에서 티저광고들이 시도되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사들은 TTL, Khai, Na, Show 등 새로운 서비스의 브랜드를 출시할 때마다 경쟁적으로 티저광고를 주요한 광고 전략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실제로 티저광고를 통해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기존의 미디어를 이용한 1차원적 티저광고가 이벤트와 퍼포먼스를 가미한 3차원적 티저마케팅으로 진화하고 있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깜짝 퍼포먼스와 같은 독특한 이벤트를 통해 사람들의 흥미를 효과적으로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예컨데 티저광고는 전단, 벽보, 현수막, 길거리 이벤트 등 다양한 기법들을 통해 진화한다. 또한, 인터넷의 발전이 티저광고의 성공과 발전에 이바지하는 바도 크다. 시청자들은 티저광고에 대한 사진을 게시하거나 서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수단으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광고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그에 맞춰 기업의 광고 전략도 변화한다. 티저광고도 이런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업의 필사적인 노력 중의 하나이다. 그 효과가 검증된 티저광고는 앞으로도 많은 기업에 의해 지속적으로 사용되리라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티저광고에서 광고주가 유의할 점은 광고를 통해 궁금증을 가진 시청자에게 실제적으로 과연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이다. 즉 시청자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 티저광고에 가능성이 있지만, 시청자가 최종적으로 얻는 정보에 어떤 가치를 담았는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티저광고를 통해 만들어진 단순한 호기심이 실망으로 연결된다면 그 부정적인 시각은 기업에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현대 시청자는 많은 마케팅 메시지에 노출되어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상태이다. 티저광고는 일반 광고보다 시청자로부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빼앗을 수 있는 광고 전략이다. 따라서 기업이 시청자의 궁금증을 충분히 해소시켜주지 못한다면 시청자는 결국 피곤한 티저광고에 눈살을 찌푸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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