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0.0℃
  • 흐림강릉 10.5℃
  • 서울 13.5℃
  • 대전 16.3℃
  • 대구 15.7℃
  • 울산 15.6℃
  • 광주 16.7℃
  • 부산 15.7℃
  • 구름조금고창 14.3℃
  • 흐림제주 16.8℃
  • 흐림강화 10.4℃
  • 구름많음보은 14.5℃
  • 흐림금산 15.9℃
  • 맑음강진군 15.8℃
  • 흐림경주시 14.1℃
  • 흐림거제 17.4℃
기상청 제공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자유로부터의 도피

URL복사

에리히 프롬(E. Fromm)의 책 『자유로부터의 도피』(1969)는 자유의 문제를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 접근해 들어간 현대의 고전이다.

이 책에서 프롬이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현대인은 어떤 시대보다 가장 많은 자유를 소유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진정한 자아실현, 즉 적극적 의미에서의 자유는 아직 획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프롬이 보기에 외적 속박으로부터의 자유(소극적 자유)는 현대인에게 독립과 합리성을 가져다주었지만, 동시에 고독과 불안과 무력도 안겨 주었으며, 현대인은 이러한 고독과 불안과 무력을 견디다 못해 끊임없이 다양한 형태로 “자유라는 무거운 짐으로부터의 도피”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진단을 바탕으로 프롬은 현대인이 앞으로 취해야 할 행동의 기본 방향과 아울러 모든 형태의 ‘전체주의적’ 억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실천적 방안을 제시한다.

프롬은 우선 현대인이 왜, 어떤 식으로 자유로부터 도피하려고 하는지를 묻는다.(1장) 그런 다음 프롬은 한 개인으로 홀로 서게 된 인간이 자기의 개체성을 스스로 포기함으로써 고독과 무력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2장)

이어 프롬은 종교개혁 시대에 이루어진 인간 해방과 사회경제적 변화가 도시 중산 계급의 성립과 자본주의의 성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고, 그에 대한 대답을 프로테스탄티즘과 칼뱅이즘에 대한 심리학적 고찰을 통해 얻는다.(3장)

4장에서 프롬은 중세사회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난 자유가 근대인에게 새로운 독립심을 부여해 주기는 했지만 동시에 그로 하여금 고독과 무력을 느끼게 했다는 3장의 결론을 현대인에게도 그대로 적용시킨다. 현대에 이르러 인간은 더 독립적, 자율적, 비판적으로 되었지만, 그 만큼 더 고립되고, 외롭고,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유의 이러한 이중성을 가속화한 것은 바로 자본주의이다. 자본주의는 인간을 전통적 굴레로부터 해방시켰지만, 동시에 인간을 더욱 더 외롭게 만들었다.

즉 자본주의는 인간을 세계와 자기 자신으로부터 소외시키고 말았다. 자유로부터 도피하는 현대인의 심리적 메커니즘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논의(5장)를 거쳐 프롬은 드디어 ‘이성적인 독일민족이 어떻게 전체주의적 광기에 사로잡힐 수 있었는지’를 묻고 그 해답을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찾는다.(6장)

이 책의 마지막 장인 7장에서 프롬은 현대인이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중단하고 진정한 자유와 자기를 획득할 수 있는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는 바, 그것은 바로 적극적 의미에서의 ‘자유’, 즉 ‘자발성’과 ‘사랑’과 ‘노동’이다. 현대인의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 프롬이 제시한 이러한 실천적 방안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은 독자는 『사랑의 기술』, 『소유냐 존재냐』, 『건전한 사회』등을 펼쳐 볼 일이다.

특히 신입생 여러분은 이번 학기 <교양세미나와 글쓰기> 수업에 졸지 말고 더욱 열심히 참가할 일이다.

관련기사





[1178호 사설] 중독을 좋아하세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소설 제목을 패러디해 여러분께 던진다. 코로나19와 더불어 살기 시작한 지난 1년이 지나고 새롭게 맞이한 신학기에 이렇게 묻는 것이 뜬금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 번씩 세상을 약간만 삐딱하게 바라보면 이제까지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가 보이진 않을까? 노자의 도경 1장에 道可道 非常道라는 문구가 있다. “도가 말해질 수 있으면 진정한 도가 아니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우리 주위에는 참 많은 사람이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정치가, 기업가, 의료인, 학자들은 마치 자신만이 이 나라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 주장하고 반 시민도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자신이 마치 전문가인 양 주장하면서 다른 이의 견해를 무시하곤 한다. 고용인은 자신이 부리는 사람이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근로자를 선호하고, 피고용인은 노동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받는다는 의미로 노동자를 선호한다. 같은 사람인데 마치 다른 사람인 양 근로자와 노동자를 외친다. 자신의 관점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바라보면서. 존재 자체가 의문시되기도 하는 노자가 우리 시대에 나타난다면 앞서 주장하는 사람들이 도를 따르고 있다고 인정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