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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프라이스(자율가격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오픈프라이스, 양날의 칼을 가진 제도임은 분명

Ⅰ. 오픈프라이스(open price)의 정의
이 제도는 제조업체가 제품 겉포장에 권장(희망)소비자가격을 표시하는 것을 금지하고, 유통업체가 최종 판매가격(단위가격)을 정해 표시하도록 한 제도이다. 권장가격을 실제 판매가격보다 부풀려 표시한 뒤 할인해서 팔거나 대리점 등에 설정한 가격 이하로 재판매하는 것을 막아 가격경쟁을 제한하는 폐단을 근절하기 위해 1999년 첫 도입됐다.

권장(희망)가격의 표시는 제조업체에서 제품에 대한 가격을 설정하는 것으로서 권장(희망)가격표시로 인하여 제품이 가격경쟁을 통한 적정가격이 형성되지 않고 제조업체에 의한 일방적인 가격형성이 실시되어 온 경향이 강하다. 제조업체에서 일방적으로 설정한 가격이기 때문에 가격에 대한 거품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제품이 생산되어 시장에서 판매되기 위해서는 경쟁을 통하여 적정 가격이 설정되어야 한다. 제품에 대한 판매자가 요구하는 수준과 구매자가 요구하는 수준이 서로 일치되어야만 제품이 판매된다고 할 수 있는데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의 요구를 수용해 가는 과정이 진행되면서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다.

판매자는 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여 이윤을 남기길 원하고 소비자는 낮은 가격으로 구매하길 원하는 것이므로 양쪽의 입장은 항상 충돌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권장(희망)가격을 제조업체에서 설정하게 되면 제조업체가 제품의 가격에 대해서보다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됨에 따라서 공정하게 가격경쟁이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오픈프라이스(open price)는 이러한 폐단을 막고 공정한 가격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 실시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Ⅱ. 시행배경
권장(희망)소비자가격은 상품공급이 부족하고 유통업이 열악했던 시대에 소비자가격 책정 등 참고용으로 제조사 또는 수입업자 등이 자발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하였으며 지나친 고가표시와 수시 할인판매로 시장에서의 가격 기능이 약화되고 제조사가 권장소비자가격을 실효성 없이 높게 설정한 뒤 대폭 할인해주는 것처럼 호도하여 불필요한 구매를 유도하고 가격경쟁의 방해 요인이 되었다.

미국, 영국, 독일 등의 주요 선진국에서는 대부분의 상품에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하지 않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1999년에 권장소비자가격 표시를 최초로 금지하였고 이후 표시 금지 품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1999년부터 텔레비전, 세탁기 등 12개 품목에 대해 권장소비자가격 표시가 금지되어 왔다. 제도 도입 이후 제조업체는 가격을 편법으로 인상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지난 7월 1일부터 라면, 과자, 아이스크림 등에 오픈프라이스(open price)가 시행되고 있다.

Ⅲ. 제도 정착을 위한 소비자의 노력
오픈프라이스(open price)는 사업자 위주에서 소비자 위주로 변해가는 과정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되고 빠른 제도 정착을 유도하여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실시되어 혼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며 장기적으로 물가안정에 기여한다고 평가하고 있으나 지금 당장 소비자는 가격정보가 없어 유통업체에서 제공하는 가격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대형 유통업체와 식품 제조업체 사이의 가격결정 주도권을 둘러싼 제조사와 판매사의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오픈프라이스(open price)가 확대되면서 일부에서는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간 갈등, 유통업체 간 과도한 경쟁, 특히 소규모업체가 직면할 어려움을 걱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우려에는 기본적으로 소비자 시각이 결여되어 있다. 물론 소규모 유통업체 문제는 특화 · 전업 지원 등을 포함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지만 그것이 경쟁을 제한하는 형태가 돼서는 안된다.

오픈프라이스(open price)가 가공식품에 도입되면 가격결정권이 유통업계로 넘어감에 따라 구매파워를 앞세워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식품업체에 대한 가격인하 요구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대형유통업체들은 PB상품에 대해선 권장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판매가격을 결정하여 왔다. 전문가들은 중소업체들은 PB공급사(하청업체)로 편입되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식품업체의 “빅브랜드”들만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픈프라이스(open price)는 양날의 칼을 가진 제도임은 분명하다. 기존에 가전제품 등에서 실시한 결과를 가지고 긍정적 시각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구멍가게에서도 판매하는 제품까지 시행함으로 인해 가격인상 및 담합 등의 문제점이 많이 발생할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많다. 제조사와 유통업체간의 불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질 수도 있으며 가격결정권이 유통업체로 넘어가 제조사와 유통업체간의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오픈프라이스(open price)를 시행하고도 초기 대응에 “나몰라”식이 되다 보면 정착의 길은 멀어질 수밖에 없으며 제조사와 유통업체간의 주도권 싸움으로 인해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제조사나 유통업체들은 견제를 늦추지 않고 선의의 경쟁을 하고 오픈프라이스(open price)로 발생되는 이익이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많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정부와 소비자단체는 가격결정권을 둘러싸고 유통업체와 제조업체간 불공정한 거래를 하는지 상권 간 가격 담합이 이루어지지 않는지 철저하게 감시하여야 할 것이며 소비자에게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감시인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는 영세상인들의 경우 제도시행의 취지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원가 개념의 가격책정조차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정부차원의 배려와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며 이 제도로 인해 지역소상공인들에게 여러 가지 압박으로 인해 대형유통업체나 SSM(기업형슈퍼)에 당근을 던져주는 제도로 전락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진정한 소비자운동은 경제 3중심인 정부와 기업, 가계가 동등한 위치에 설수 있을 때 끝이 나는 것이다. “소비자가 왕이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 보았을 것이다. 이 말은 소비자가 약자이기에 그 위치를 높이고자 하는 것이고 사업자와 소비자가 같은 위치에 서 있을 때 사업자와 소비자 모두 최종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강자와 약자의 입장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그 노력은 사업자와 소비자 모두의 몫인 것이다.

소비자 주권의 핵심은 선택권이고 이는 자유로운 경쟁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유통뿐만 아니라 우리 서비스산업의 전반에는 여전히 진입규제로 대표되는 공급자 우선 사고가 강고히 자리 잡고 있다. 이를 소비자 시각에서 바로 잡는 것은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새로운 제도가 도입이 되어 실패할 경우 “정책실패”보다 “시장의 실패”가 주는 결과가 약자에겐 더욱더 치명적인 것이므로 정부와 소비자 모두 새로운 제도가 도입취지와 맞게 성공적으로 이끌어지게끔 노력을 하여야 한다.

올바른 사회는 똑똑한 소비자가 만드는 것이므로 오픈프라이스(open price)를 비판적 시각으로만 보지 말고 올바르게 정착되어 정당한 가격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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