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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학점의 노예

청년실업 100만시대의 도래와 더불어 대학가에는 일명 ‘취업 스펙 올리기’를 위해 혈안이 된 학생들로 분주하다. 영화 ‘300’의 피 튀기는 박진감과 흥미진진함을 취업지원실과 도서관에서도 느낄 수 있다. 교육이란 피라미드의 상위권을 차지하는 대학은 학생들에게 있어 이상이자 목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의 대학은 취업준비기관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그 의미가 변질되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생각하는 대학은 ‘공부해서 성공하기 위해 가는 곳’ 쯤으로 생각한다. 나 역시 여러 기대감과 꿈을 안고 대학에 왔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친구 따라 강남 가듯 온 거 같단 생각이 든다. 예비대학생 때 꿈 꿨던 대학에 대한 환상은 이제 학점과 취업, 백수라는 단어 앞에서 현실로 다가왔다.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과목을 선택함에 있어 1순위로 꼽는 것이 바로 ‘돈’이다. 훗날 졸업을 하고 취업이 잘 되며 먹고 살만한 직업을 가질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원하던 안 원하던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과에서 “과연 이 길이 나의 길인가?”란 물음을 등지고 학점을 위해 하루하루 살아간다. 과목 선택에 있어서도 시험이 쉽고 과제가 없거나 적으며 학점을 잘 주는 과목을 찾아다닌다. 행여나 학점이 B+이하가 나오면 재수강을 위해 C+이하를 달라고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이다.

사회에서 원하는 것은 학점이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마냥 놀라는 것은 아니다. 자기 본분이 학생이며 학점이 모자라 1년을 더 다니는 일이 생겨선 안 된다는 말이다. 사회에서 학점을 가져오라는 곳은 극히 드물다. 모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대부분의 학점이 3.6~3.7 정도로 높은데, 전체 입사 평가 점수에서 학점은 5% 정도밖에는 차지하지 않는다”며 학점보다는 면접 시 자신의 생각을 얼마나 조리 있게 표현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더욱이 교육과학기술부가 2009학년도 186개 4년제 대학의 평균성적을 조사한 결과 A학점이 39.7%로 대학이 정해놓은 규정보다 최대 20%가까이 차이가 났다. B학점이상은 75.9%로 나타나 학점을 통한 분별력은 사실상 무의미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인격수양과 체계적 사고를 가진 글로벌 지식인을 만드는 대학에서 학점의 노예가 되기보다 자신이 원하고 가야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깨닫고 오늘보다 더 성숙한 자신을 만들어 나간다면 대학생활이 한층 더 활기차고 보람되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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