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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 치료법없는 `바이러스성 폐렴'

병원·환자들은 혼란 계속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국내에서 신종플루 사망환자가 발생한 이후 정부가 잇단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환자들과 의료진들 사이에서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국내 신종플루 환자가 사망하는데 도화선이 된 `바이러스성 폐렴 합병증'의 경우 환자에 대한 표준 치료법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임상연구 논문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 병원에 신종플루 문의 급증 = 신종플루 사망환자가 발생한 이후 17~18일 전국의 병원에는 고열과 기침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방문이 평소보다 크게 늘었다.

경기도 분당의 한 내과전문의는 "신종플루 사망환자가 발생한 탓인지 병원을 찾은 평소보다 환자가 1.5배 정도 늘었고, 전화 문의도 많았다"면서 "거의 모든 환자가 신종플루 감염 증상이 아닌지, 검사를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등을 문의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정은 대학병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문제는 의료진이나 환자 모두 정부정책을 크게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명의 초등학생 아이를 둔 주부 이모(38)씨는 "개학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 아이가 기침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았다"면서 "증상이 신종플루와 비슷해 병원을 찾긴 했지만 값비싼 검사비를 내면서까지 진단을 받아야 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신종 인플루엔자 확진검사는 검사기관마다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25만원선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여기에 최대 50%의 급여가 적용돼 본인 부담을 줄인다고 해도 10만원 정도는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서울의 한 내과전문의는 "정부가 신종플루 의심증세를 보이면 투약하라고 하지만, 이렇게 되면 자칫 감기 환자에게도 타미플루 등의 항바이러스제가 처방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그렇다고 값비싼 바이러스 검사를 강요할 수도 없는 만큼 비교적 값이 싼 검사키트 등으로 1차 검사를 대체하는 방법도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바이러스성 폐렴' 치료지침이 없다 =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화학요법학회, 대한감염학회,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지난해 질병관리본부와 공동으로 `지역사회획득 폐렴 치료지침 제정위원회'를 구성한 끝에 올해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폐렴에 대한 치료지침 권고안을 만들었다.

그동안 표준 치료지침이 미흡했던 폐렴에 대해 의료기관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위원회는 이 치료지침을 만들어 각 학회의 인증을 받았으며, 대한개원내과의사회로부터도 검토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치료지침에 이번에 문제가 된 `바이러스성 폐렴'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위원회가 이번에 권고안을 만들면서 찾아낸 바이러스성 폐렴에 대한 국내 임상연구 논문은 2001년에 발표된 1편에 불과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당시 지역사회 폐렴 환자를 대상으로 혈청검사를 통해 바이러스성 폐렴 유병률을 집계한 결과, 10.1%가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집계됐다. 약 8년이 지났지만 당시 혈청검사만으로도 10명 중 1명은 바이러스성 폐렴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위원회는 이 논문에 대해 "혈청검사보다 효소연쇄중합반응(PCR) 검사를 해야만 바이러스 폐렴의 진단율이 높은 점을 고려할 때 실제 발생빈도에 비해 낮게 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연구결과 해석에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고 적시했다.

또한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은 겨울철에 증가하는데, 이때 다른 바이러스, 세균들과의 동반감염이 발생할 수 있어 검사 해석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정기석 교수(폐렴 치료지침 제정위위원장)는 "우리나라는 아직 바이러스성 폐렴환자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가 없는 실정"이라며 "이 때문에 이번에 바이러스성 폐렴에 대한 치료지침을 넣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값비싼 바이러스 검사비용 때문에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대규모 임상연구를 하기는 어려운 만큼 이번 신종플루 사태를 계기로 국가적 차원에서 바이러스성 폐렴환자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특히 신종플루의 경우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폐렴 합병증을 일으키는 비율이 높아 이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bio@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scoop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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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