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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가리는 가짜뉴스

가짜뉴스 범람 문제 심각…뉴스 이용자의 역할 중요해져

사람들의 현실 인식과 해석에 대한 미디어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무엇이 중요하며 어떻게 대상을 이해할지를 판단하는 과정과 행위 결정에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언론 종사자들에겐 높은 책임과 의무가 부과된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전으로 누구나 손쉽게 정보 생산과 유통에 참여하면서 전통적 언론의 역할은 크게 감소되고 있다. 이제 검증되지 못한 저급한 정보들이 미디어 공간을 일정부분 메워가는 분위기다.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가짜뉴스(fake news)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정보품질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가짜뉴스가 유권자의 그릇된 판단을 초래하여 민주주의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올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도 투표 방법과 투표소 관련 거짓말까지 난무하면서 유권자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고 한다. 라틴계열 유권자의 투표 참여를 막고자 이민단속국이 투표소에서 유권자를 체포하는 것처럼 보이는 조작된 사진이나 투표기계가 고장 났다는 가짜뉴스가 떠돌기도 하였다. 국내에서도 대통령 선거와 탄핵 관련 재판 등에서 가짜 뉴스가 생산, 유포되는 현상을 경험한 바 있다.

 

넓은 의미에서 가짜뉴스는 오류(misinformation)와 가짜정보(disinformation)라는 큰 범주에 속한다. 문제가 되는 것은 여론에 영향을 미치거나 진실을 가리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만들어지고 확산되는 그릇된 정보들이다. 즉, 가짜 뉴스는 개인이나 조직의 이익이나 영향력을 목적으로 기만적 정보나 잘못된 정보를 공표하는 신중한(deliberative) 시도들이라 할 수 있다.

 

잘못된 정보들이 양산되는 요인으로는 클릭수를 통한 이윤창출, 정치적 영향력을 위한 정치세력화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정보 복사, 붙임, 접근, 공유가 더욱 손쉬워진 디지털 속성에 기인한 부분도 크다. 나아가 가짜뉴스 생산자는 일부이고 대다수는 유통경로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용자의 책임도 간과될 수 없다.

 

가짜뉴스를 규제하기 위한 각국의 움직임도 다양하다. 플랫폼 사업자들의 자율규제 방식에서부터 징벌적 벌금제 도입과 같은 법·제도적 장치가 도입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실효성과 헌법적 가치에 대한 논란도 뜨겁다. 허위정보를 포함한 통신 내용을 처벌하려는 규제가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언론사나 언론 관련 기관에서 특정 뉴스를 검증하는 팩트체크(factcheck)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범람하는 가짜뉴스에 대처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최근에는 알고리즘을 활용해 가짜뉴스를 판단하는 기술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도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이뤄지다 보니 새로운 내용에 대해서는 진위 파악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가짜뉴스 규제에 대한 한계와 개인화된 미디어 이용을 고려하면 가짜뉴스를 판별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뉴스 이용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다음은 가짜뉴스를 식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들이다.

 

첫째, 글의 출처를 정확히 살펴야 한다. 출처 제공은 메시지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처를 통해 뉴스 제공사가 공인된 언론사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신뢰할만한 출처인지는 공식 사이트나 검색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언론사나 기자의 이름이 없는 뉴스라면 글쓴이의 개인 의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둘째, 출처가 있는 경우라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최근의 가짜뉴스는 기사 형태로 작성하여 매체명과 기자 이름까지 그럴듯하게 꾸미고 있다. 이때는 취재원(news source)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인물이나 조직으로부터 취재된 내용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근거 없는 주장과 출처 없는 통계는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취재원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다룬 뉴스라면 글의 편향성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특정 사안과 관련되어 논쟁이 되거나 관련 주장으로 법적 절차를 밟고 있는 인물이 주요 취재원이라면 섣부른 판단에 주의해야 한다.

 

셋째, 미디어 글쓰기는 공적인 활동이기에 보편적 언어 사용과 품위 있는 글쓰기를 요구한다. 자극적인 언어로 개인감정을 토로하거나 선동하는 방식의 글쓰기가 지양되는 이유이다. 하지만 가짜뉴스는 독자의 시선을 붙잡기 위해서 제목부터 자극적으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 블로그나 미니홈피에서 게재된 표현 중심의 글이 뉴스로 포장되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통된 것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를 통해 의심되는 내용을 만나면 판단에 앞서 관련 내용에 대한 확인 작업이 필수다. 해당 주제에 대한 다양한 뉴스 흐름을 쫓거나 상이한 주장들을 비교분석하는 방식을 취할 수도 있다. 가짜뉴스 범람과 함께 생겨난 팩트체크 관련 내용들도 여러 정보원들을 교차 확인해 사실에 대한 확신의 확률을 높이는 방식이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으로 인해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통이 확대된 것도 사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조그만 발품으로도 여러 정보원을 교차검증(cross-check)하여 사실을 확인하기도 훨씬 쉬워졌다.

 

가짜뉴스는 미래사회의 핵심 자원인 정보 생태계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사회분열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결국 광범위한 사회적 피해로 연결될 수 있다. 정보 분별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개인의 지혜로운 미디어 이용이 필요한 이유이다. 가짜뉴스를 걸러내는 능력이 발휘될 때 진짜뉴스를 평가하고 활용하는 능력도 배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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