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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과장 광고에 속는 사람들

광고 소비자, 의심하고 확인하는 현명한 습관 길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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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0년 전쯤 영국 한 신문에 본인이 잘 생기고 매너 좋다고 주장하는 백만장자의 구혼 광고가 실린 적이 있었다. 이 광고에는 좀 특이한 단서 조항이 붙어 있었는데, 자신이 찾는 여성은 최근에 나온 서머셋 모옴이라는 작가의 소설 여주인공과 무척 많이 닮았으니 자신이 그 여주인공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즉시 연락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이 광고에 대한 세간의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광고에서 언급된 서머셋 모옴 소설은 불티나게 팔려서 런던에서는 그의 책을 사려고 해도 살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사실 지금이야 서머셋 모옴이 『달과 6펜스』와 『인간의 굴레』 등을 써서 나중에 노벨상까지 거머쥔 당대 최고의 작가인 걸 많은 사람들이 알지만 이 광고가 실릴 때만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이름조차 몰랐다. 달리 말하면 저 구혼 광고 덕분에 오늘날의 서머셋 모옴이 있게 된 것이다. 노벨상 수상 작가에게 있을 법한 성공 일화다. 
 
문제는 저 광고를 한 사람이 서머셋 모옴 자신이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한참 나중에는 광고 속 내용대로 백만장자가 되기는 했다. 하지만 저 광고를 냈을 당시는 분명 아니었고 또한 저 광고로 배우자를 찾지도 않았다. 한 마디로 저 구혼 광고는 소설을 출간했지만 잘 팔리지 않자, 어떻게 하면 책이 잘 팔릴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서머셋 모옴이 내놓은 일종의 마케팅 아이디어였던 셈이다.
 
사실 이 구혼 광고 이야기는 어떤 자기계발서에서 남다르고 위트있는 발상으로 자기 PR에 성공한 사례로 언급되면서부터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는 이야기라 솔직히 정확한 진위 여부를 알 길은 없다. 다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서머셋의 구혼 광고는 지금 시각으로 보면 크리에이티브적인 발상보다는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광고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사업자 등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 행위로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거짓·과장의 표시·광고, 기만적인 표시·광고 행위를 하거나 다른 사업자 등으로 하여금 하게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표현된 주장이 특정 사실이나 객관적인 근거에 기초하고는 있으나 그 내용이 지나치게 부풀려진 ‘과장 광고’, 객관적 사실이 아닌 허위적 사실에 기반한 주장을 통해 소비자를 오도 또는 오판하게 만드는 ‘거짓(허위) 광고’, 그리고 주장의 근거가 객관적 사실일지라도 소비자의 오판 또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목적으로 사실을 축소, 은폐하는 ‘기만 광고’는 금하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서머셋의 구혼 광고는 소비자를 기만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에 기초한 주장을 한 전형적인 허위 기만 광고다. 
 
물론 위의 구혼 광고가 오늘날 통할 리는 만무하다. 특히 광고 수용자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정보를 접하는 즉시 팩트체크가 가능한 정보채널이 많아진 현 시점에서는 허위 기만 광고는 거의 없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 반대다. 한국인터넷광고재단 2018년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대표적 온라인 부동산 중개 사이트 4개사의 중개 광고 200건 중, 91건(45.5%)이 허위 과장 광고였다. 또한 작년 식품의약안전처 내부 자료를 봐도 2016년부터 작년 9월까지 적발된 소셜미디어상의 허위 과장 광고는 1,909건에 달했고, 그 중 57%가 우리 생활과 밀접한 식품 관련 광고였다. 그 밖에 다른 부문에서도 정도의 차이만 있지, 허위 과장 광고는 여전하다고 한국소비자원는 발표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소셜미디어 대세인 유튜브를 중심으로 과장 허위 광고가 가짜 뉴스 유통과 맞물려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결국 허위 과장 광고는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게재되는 매체나 플랫폼만 달랐지, 크게 나아진 것은 없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더 교묘해졌는지도 모른다. 
 
본래 광고는 광고주가 자신의 상품을 시장에서 잘 팔릴 수 있게끔 소비자에게 상품 구매에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고자 하는 비즈니스 활동이다. 하지만, 광고주 입장에서는 자신의 상품이 더 돋보이고 나아보여야 자신의 상품이 더 잘 팔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광고를 단순히 상품 정보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활동으로만 이해하려 하진 않는다. 그보다는 상품이 가진 정보와 가치를 은유적으로 혹은 정서적으로 포장하여 다소 추상적인 과장을 하는 경향이 강하다. 사실 이런 종류의 추상적인 과장은 법리적으로도 어느 정도 인정되고 있기도 해서 큰 문제가 된다고 할 수는 없다. 예를 들면, 물이 너무 깨끗해서 금붕어조차 그 물을 마시기 위해 어항 밖으로 솟구치는 유명한 에비앙 광고를 가지고 문제 삼지 않는다. 그런 과장을 사람들은 도리어 크리에이티브라 한다.
 
이런 맥락에서 과장 광고는 정도의 차이만 있지, 광고라면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속성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허위 기만 광고까지 좀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라는 얘기는 아니다. 원래 광고주와 소비자는 상품 정보에 관해 비대칭적인 불균형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기회로 소비자를 속이거나 착각하게 만드는 행위는 일종의 사기다. 즉, 정상적인 시장 거래를 해치는 행위이기 때문에 당연히 강력하게 규제되어야 한다. 다만, 크리에이티브 차원에서의 다소간의 추상적인 과장은 소비자를 기만하려는 의도가 없고 소비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못하게 만드는 경우가 아니라면 표현의 자유 영역으로 남겨둘 구석은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런 경우도 경계선을 넘나드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에 결국 근본적으로는 광고주의 양심과 상식적인 시장 규범에 우선 의존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개인적으로 허위 과장 광고로부터 피해를 보지 않을 방법은 없을까? 우선 광고가 실린 매체나 플랫폼이 어디인지를 고려하는 것이다. 솔직히 광고 속 정보에 대해서 비전문가인 소비자 입장에서 허위 과장 여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광고가 실린 매체나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 판단은 더 쉽다. 따라서 광고 매체 신뢰도는 따져 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 다음은 광고에서 나오는 정보를 무조건 수용하기보다는 한번쯤 의심해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광고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다른 정보 채널을 통해 팩트체크하라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팩트체크를 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출처로, 자신만의 멘토나 즐겨찾기를 미리 만들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꼭 한국소비자원 같은 전문 온라인 출처는 아니더라도 그동안 살면서 나름 전문적인 지식을 가졌다고 보여지는 인적 네트워크를 한번 정리해두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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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디어 대한 맹신, 시민의 능동적 참여로 극복해야 미디어가 부모나 교사의 역할을 일정 부분 대체한 지 오래다. 부모에 안겨 스마트폰 영상을 응시하는 아이의 눈길과 강의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때마다 휴대폰으로 해결하려는 학생들의 손놀림을 보면 어쩌면 상상하는 그 이상인지도 모른다. 이제 미디어 없는 삶을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사람들이 의존하는 미디어는 세상에 대하여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우리를 끊임없이 교육시킨다. 이로 인해 이용하는 미디어 채널에 따라 사람들의 생각도 특정한 방향으로 고정되고, 유사한 신념과 가치체계로 이어진다. 그래서 보수 매체를 이용하는 사람의 인식은 보수적 생각으로 이어지고, 진보적인 사람은 자신과 유사한 성격의 매체 이용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과정이 지속되면서 사유의 편식은 더욱 강화되고, 자신이 이용하는 미디어가 현실이 되고 진리처럼 받들어진다. 하지만 미디어가 다루는 현실은 지속적으로 중재되고 가공되는 과정의 결과물이다. 미디어가 생산하는 내용에는 미디어 조직의 이윤이나 정치 권력적 욕망 등과 같은 다양한 요인들이 개입되고 주관적 해석과정이 관여한다. 동일 사건이나 이슈에 대해서도 매체마다 바라보는 대상이 다르고 설명이 차별적인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