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길 동산의료원 명예박물관장은 40여년전부터 유리원판과 기록사진을 모으는 것을 취미로 삼았지만, 주변에서 ‘돈도 안 되는 것을 왜 수집하느냐’는 핀잔을 많이 들었다.
●기록 사진을 모으다
출판물 인쇄업의 중심지인 독일 라이프치히에 한국자료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정성길 명예박물관장은 1978년 라이프치히로 향했다. “라이프치히에서 평양 시가지 등의 모습이 담긴 유리원판을 보는 순간부터 사진과 유리원판에 도취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사진자료가 흔치 않아 우리나라에서 선교활동을 한 선교사의 후손들이라야 일부의 기록사진을 보유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과연 방대한 양의 기록사진을 어떻게 구했을까? 사진 하나를 구하기 위해 외국을 몰래 다녀오고, 선교사 가정이나 후손을 찾아다니는 등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결사적으로 뛰어야만 자료를 구할 수 있다”며 유리원판과 기록사진을 모으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가치 있는 기록물, 사진
“사진은 과거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연결해주는 문화매체라는 점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록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영상미디어의 시대가 올 것이라 예측한 정성길 명예박물관장은 희귀한 유리원판과 사진의 가치를 알고 모으기 시작해, 지금은 100여년전 우리나라의 모습, 세계적인 거장의 명화, 성화, 일제의 침략 만행 등이 담긴 사진과 유리원판 7만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저에게는 이 자료들이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정성길 명예박물관장은 사진과 유리원판을 소장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소장자료에 뜻이 있고 관심이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며 “소장자료가 지속적으로 유산으로서의 빛을 발했으면 한다”고 1세기 전의 소중한 자산을 보존하고픈 입장을 밝혔다.
●역사관 및 관동대학살 위령탑 건립 목표
정성길 명예박물관장은 지난 3월 1일부터 관동대학살 희생자의 억울한 넋을 기리고자 ‘관동대학살 위령탑 건립 100만 서명운동’ 및 사진전을 개최했다. “일본의 후손들이 관동대학살을 비롯한 과거 자신들의 만행에 대해 정확히 깨닫길 바란다”며 진실을 밝히는데 사진이 큰 몫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동대학살 위령탑을 건립해 근처에 역사관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정성길 명예박물관장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귀중한 자료들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