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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주는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계명교사상 수상자 대구성보학교 공수권 교사

 

 

 

 

 

지난 10일 우리학교 본관에서 ‘제23회 계명교사상’ 시상식이 있었다. 계명교사상은 1996년 제정되어 지금까지 대구·경북지역 61명의 교사들에게 시상했으며, 교육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발전해왔다. 이 상은 교육연구 분야, 학생 및 진로지도 분야, 종교・사회봉사 분야로 나누어 시상하며 올해는 이상철 칠성고 교사, 배태식 오상고 교사, 공수권 대구성보학교 교사가 각각 선정됐다. 스승의 날을 맞이해 종교・사회봉사 분야에서 수상한 공수권 교사를 만나 그의 교직생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특수학교에 재직 중인 그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 학생들과 학교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 전국 최초 공립 특수학교인 대구성보학교
대구성보학교는 1972년 설립된 전국 최초의 공립 지체장애 특수학교이다. 현재 초등 11학급, 중등 10학급, 고등 12학급, 전공과정 4학급, 재택 9학급으로 총 46학급으로 구성되어있다. 한 학급의 인원은 5~6명 정도로 거의 학생 1명 당 담당실무원이 1명씩 있다. “1983년부터 지금까지 36년 동안 대구성보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1984년부터는 사진·영상 촬영을 담당해왔는데 오랫동안 근무하니 학교 곳곳이 저의 전시관이나 마찬가지입니다.” 

 

● 계명교사상을 받은 소감
공수권 교사는 동료직원의 권유로 계명교사상에 지원했다. 그 후 그는 계명교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아들과 통화한 내용이 떠올랐다고 한다. “아들이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데 여러 이유로 매일 야근을 하고 주말에도 근무하는 일이 많아 자주 전화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에 아들이 장관상을 받게 되었다며 기쁜 소식을 전하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아들은 열심히 하니 사람들이 알아주는 것 같다며 기뻐했습니다.” 


그는 아들에게 해야할 일은 즐겁게 하라고 교육한 것처럼 자신도 할 일을 즐겁게 해온 것뿐인데 큰 상을 받게 되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저보다 더 훌륭한 분이 많았을 텐데 부족한 저에게 이렇게 큰 상을 주신 것에 대해 하느님의 뜻이 있을 것으로 믿고 앞으로도 봉사하며 살 것입니다. 그리고 뒤에서 항상 응원하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아내와 가족들에게 감사합니다.”고 소감을 전했다. 

 

 

● 학생들을 위한 선물
과거 대구성보학교는 재학생 대부분이 재활원 학생이라서 졸업앨범 비용 부담이 어려웠다. 때문에 대구성보학교 졸업생은 졸업앨범 대신 단체사진 한 장을 받고 졸업하였다. “1987학년도에 고등부 1회 졸업생들에게 졸업앨범을 주고 싶어 졸업앨범 제작과정과 비용을 알아보고 후원자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대구가톨릭운전기사 모임에서 졸업앨범 인쇄비용을 후원해주겠다는 확답을 받아 졸업앨범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후원금만으로는 다른 학교의 졸업앨범처럼 번듯한 앨범을 제작하기에는 부족해 졸업앨범에 필요한 모든 사진을 직접 촬영·편집했습니다.” 많은 노고가 있었지만 그는 졸업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다는 생각에 기쁨을 느꼈다고 한다.

 

 

● 장애학생들을 지도하며
장애학생들을 지도할 때 겪는 어려움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학생은 이론 학습이 어렵고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는 학생은 실험실습 수업에서 곤란을 겪기도 합니다.”고 답했다. 또한 실습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실무원들의 도움을 받아 수차례 반복학습이 이루어질 때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며 심정을 전했다.


그는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 직접 전기전자통신교육 교재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는 장애학생들의 발달 수준에 맞게 교재를 직접 수정·편집·제작하였고 매년 조금씩 재편하기도 했다. “현재 교육과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교재 중에는 학생들의 특성에 맞게 제작된 교재가 없어 직접 제작해 지도하게 되었습니다.” 

 

 

● 교직생활을 하며 느끼는 보람
그는 재학생들이 대회에 참가해 상을 받거나 실습 지도과정에서 좋은 결과물을 얻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지적장애가 있는 어떤 학생이 비오는 날에도 화단에 물을 주고 있어 비오는 날에는 화단에 물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해주고 실내로 데려왔는데 얼마 뒤 비가 오는 날에 똑같이 화단에 물을 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비가 오는 날에는 화단에 물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몇 달 동안 계속해서 학습시켰습니다. 그러자 나중에는 비가 와도 화단에 물을 주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그는 학생들에게 반복학습을 시켜 효과를 봤을 때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졸업생들이 잘 지낸다는 연락을 해올 때도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취업을 하고 결혼하여 자녀를 키우며 잘 살고 있다는 연락을 받거나 사회에 적응을 잘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또 어려운 문제가 생겨 상의하기 위해 연락하거나 간혹 졸업생들이 안부를 전하는 연락이 올 때는 제가 도움이 되는 스승이라는 생각에 에너지를 얻기도 합니다.”

 

 

● 학생들의 기억에 남고 싶은 모습
학교 곳곳을 소개해주며 인터뷰를 하는 동안 학생들 이야기가 나오면 미소 짓는 모습에서 학생들에 대한 그의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학생들에게 항상 필요한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는 “함께 있으면 즐겁고 편안한 선생님으로 학생들의 기억에 남고 싶습니다.”며 학생들에게 행복을 주는 스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유수현 준기자 sh_99_@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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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