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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건강증진’ 공로 국무총리 표창 수상한 김동은(의학) 교수

미등록 이주노동자・새터민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따뜻한 진료를 선물하다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김동은(의학) 교수가 지난 4월 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7회 보건의 날 기념식’에서 취약계층 보건증진에 이바지한 공로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김동은 교수는 2006년부터 건강 보험 혜택을 볼 수 없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경산과 성서공단에 있는 무료 진료소에서 진료와 수술을 돕고 있다. 또한 북한이탈주민들의 어린자녀들을 위한 ‘발개돌이(개구쟁이를 뜻하는 북한말)’ 공부방을 운영하며 학습지도, 손 씻기 교육, 검진 및 예방접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2009년 평양에 세워진 ‘만경대 어린이병원’에서 안·이비인후과 책임자, 캄보디아에 있는 무료진료 구제병원인 ‘헤브론병원’의 진료의사로 있으면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힘썼다. 누구보다 이주노동자들을 위하는 마음을 가진 김동은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25년 전 대학생 시절, 여러 진료소를 찾아가 사회적으로 어려운 분들을 진료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며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아 제대로 된 진료는 물론, 약도 사지 못하는 어려운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또한, 대학시절 학내 동아리 ‘벗’에서 보육원 아이들의 숙제와 학습지도를 도와주는 봉사활동을 했었습니다. 지금은 그곳의 지도교수이지만요. (웃음) 보육원에서 봉사 활동을 하면서 ‘시설에 있는 아이들이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구나.’ 라는 것을 몸소 느끼며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 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때보다는 지금이 여러 가지로 상황이 좋아졌겠지만 빈부 격차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심해진 것같아요. 우리가 취약계층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최소한의 건강권을 보장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어떨 때 가장 보람을 느끼세요?

제가 도움을 드린 환자 분들이 건강해져 일터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기쁘죠. 특히 한국에서 저에게 진료를 받은 후 본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계속 저와 연락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분들이 많은데, 최근 스리랑카에서 테러사건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었잖아요. 그 때, 한국에서 일을 하고 스리랑카로 돌아간 ‘아산카’라는 친구가 자신과 가족들의 안부를 전하는 문자를 보내줬어요. 걱정했었는데 그런 문자를 받으면 고맙고 안심이 되죠. 

 

Q. 특별히 기억에 남는 환자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28살의 캄보디아 미등록 이주노동자 환자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포항 선린병원으로부터 양쪽 신장이 망가진 캄보디아 환자를 내일모레 본국으로 환송해야 할 것 같다고 연락이 왔어요. 병원에서는 입원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뿐더러 미등록 이주자였기 때문에 캄보디아로 보내려고 한 거예요. 그 환자가 의료체계가 미비한 캄보디아로 환송된다면 수일 내에 사망하게 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습니다. 환자를 살릴 방법은 한국에 남아 신장이식을 받는 것밖에 없어서 그의 가족 중 콩팥 이식이 가능한 사람을 찾았습니다. 환자의 형의 신장을 이식해야 했는데 캄보디아인인 그가 한국에 입국한다면 실종 및 미등록될 가능성이 있어 한국으로 올 수가 없었죠. 그래서 국제적으로 서류를 만들고,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일신문에 칼럼을 기고했어요. 대구의 큰 교회를 다니면서 모금 활동도 했었죠. 결국 4천만원이라는 큰돈을 모아 이식 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어요. 그 환자는 건강을 되찾아 포항으로 돌아가 일을 하는 상태고 형도 캄보디아로 돌아가 본업을 하고 있습니다. 

 

Q. 취약계층의 건강 증진을 위해 보완·확충되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사회적 취약계층이 경제적인 부담없이 진료와 수술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국고예산이 확충되었으면 합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의료지원사업들도 예산이 6개월 정도밖에 충족되지 않거든요. 또한 폭염시기에 쪽방 거주민들은 실제로 열사병, 일사병을 많이 앓는데, 거동이 불편해서 병원까지 오기 힘드세요.  여름에 쪽방을 방문하면 에어컨이나 냉장고 없이 선풍기 한 대만으로 작은 방에 웅크려 많이 생활하고 계시죠. 의사 한 명, 간호사 한 명이 직접 돌아다니며 안부인사도 하고 방문 진료를 시행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제자들에게 전하고픈 말씀 있으세요?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이야기하자면 단순히 돈을 많이 벌기 위해 특정 과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라는 직업의 정체성을 보자면, 의사는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아닌 환자를 치료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의사로서 아픈 사람의 고통에 대해 같이 아파해주고 울어줄 수 있는 ‘측은지심’을 가진 따뜻한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돈보다 생명이 더 중요하다는 헌신적인 자세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고요. 또 6년 동안 엄청나게 많은 과목을 배우는데 그중에는 ‘행복한 의사로 사는 방법’, ‘행복한 의사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과목은 없어요. 많은 과목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간답게 사는 방법을 배우고, 좋은 책이나 다큐멘터리들을 많이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과대학 학생이 아닌 다른 단과대 학생들과의 다양한 교류와 소통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일단은 남북관계가 좋아져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해지면 북한 어린이들의 건강을 향상시키는 일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또한 의과대학 학생들이 현장에서부터 보고, 경험할 수 있도록 봉사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병원에서 보는 환자들의 모습도 중요하지만, 실제 사회적으로 힘든 사람들을 직접 마주하면서 느낄 수 있는 것이 더 크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는, 현재 의사들이 소통의 부족과 인문학적 소양의 부재로 여러 문제가 생기고 있기 때문에 여유만 된다면 인문학과 교육학 교육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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