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22.9℃
  • 구름조금강릉 25.3℃
  • 구름조금서울 23.5℃
  • 박무대전 23.0℃
  • 맑음대구 25.4℃
  • 맑음울산 24.9℃
  • 맑음광주 22.8℃
  • 박무부산 24.6℃
  • 맑음고창 20.9℃
  • 박무제주 21.0℃
  • 맑음강화 23.4℃
  • 구름많음보은 20.8℃
  • 맑음금산 22.5℃
  • 맑음강진군 23.4℃
  • 맑음경주시 24.8℃
  • 맑음거제 24.4℃
기상청 제공

차별과 혐오에 맞선 일본어문학전공 사쿠라이 노부히데 교수

헤이트 스피치 반대 운동 펼쳐와


더 이상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고,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터무니 없다는 것을 모르는 한국인도 없다. 명백히 가해자와 피해자가 나뉘는 사안임은 물론 사실관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러는 와중에 일본에서는 반한(反韓) 감정이 갈수록 거세지고, 여기에서 더 나아가 한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도 심심찮게 나온다. “조센징은 기생충”, “한국인은 자국으로 돌아가라” 같은 말이 낯설지 않은 요즘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부 일본인들의 극우적인 행동을 반대하고 나선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일본인, 사쿠라이 노부히데(櫻井信榮)(일본어문학) 교수다. 그는 남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2013년부터 한국의 광화문과 일본의 신오쿠보를 넘나들며 헤이트 스피치(국적, 인종, 성, 종교, 성 정체성 등에 대해 의도적으로 폄하하는 발언) 반대 운동을 펼쳐왔으며 위안부 문제의 조속한 해결과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 철폐를 주장하기도 하는 등 혐오와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사쿠라이 교수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4년 전 그날로부터
사쿠라이 교수는 90년대부터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가지다가 지난 2009년­에는 한양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게 됐다. 이때까지 그는 한국을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다. 그런 그가 일본의 반한 집회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바로 4년 전, 재특회(在特會. 정식명칭은 ‘재일 한국인의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으로, 최근 몇 년 간 인종차별적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단체이다.)가 벌인 반한 시위였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일본에서 반한집회가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일본 신오쿠보에는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합니다. 그곳에서 한국어를 배웠고 한국인 친구도 사귀었습니다. 그런 곳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차별적 집회가 벌어진다는 것에 화가 났고, 저는 그때부터 헤이트 스피치를 반대하는 활동을 펼쳤습니다.” 재특회와 같은 일본 극우들로부터의 테러가 두렵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웃음을 지으며 “그런 것은 전혀 두렵지 않았다.”며 “재특회는 겁쟁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상이 된 차별과 혐오
우리는 인종차별은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일상 속에 내재화된 차별적 인식을 상대적으로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사쿠라이 교수 또한 이 점을 지적하며 인종차별은 일본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에서 ‘흑형’, ‘쪽바리’, ‘짱깨’ 같은 표현을 자주 접한 그는 이러한 단어가 인종차별이 아닌 유머처럼 쓰이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같은 강의실에 흑인이 있는데 ‘흑형’이라고 부른다든지, 중국인 유학생이 있는 자리에서 ‘짱깨’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는 몹시 잘못된 행동입니다.” 일상적인 차별적 언행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내 공동체는 내가 지킨다.’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것은 그가 헤이트 스피치 반대 운동에 뛰어든 계기이기도 하다.

한일 갈등, 대화로 풀어야
현재 일본 정부는 위안부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지속적으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행태를 보여 왔다. 이에 최근 몇 년 간의 한일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되었고 얼마 전에는 부산의 소녀상 설치에 반발하여 주 부산 총영사를 본국으로 귀국시키기도 했다. 사쿠라이 교수는 한일 위안부 합의를 두고 위안부 문제는 정치 문제가 아닌 인권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위안부 문제는 정치가들끼리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부산에 소녀상을 세웠다고 해서 총영사를 철수시킨 것을 보면, 일본 정부의 태도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그는 한일 양국의 우호를 위해서는 대화가 최우선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한국 청년과 일본 청년 사이의 문화적인 교류를 예시로 들며 “젊은 세대간의 교류가 활발한 것을 보면 한일 양국은 언젠가는 긍정적인 관계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국에 대한 관심 이어갈 것
사쿠라이 교수는 과거 대학생 시절부터 한국에 대한 관심이 각별했다. 한국의 대학에 진학하여 공부한 것과 한국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이유 또한 한국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2009년경에 한양대에 입학하여 공부하면서 여러 곳에서 일본어 강사 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원래부터 한국이 좋았고 결국 이런 관심이 저를 지금의 자리에 오게 한 것 같습니다.” 사쿠라이 교수는 한국에 대한 관심을 학문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향후 재일교포 문학을 연구해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관련기사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총, 균, 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우리 사회가 떠들썩했을 때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명저 ‘총, 균, 쇠’를 떠올리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20여 년 전, 문학사상사에서 펴낸 6백60여 페이지의 방대하고 육중한 이 책을 보름을 넘겨 독파했을 때 그 만족감은 아직도 뇌리에 선하다. 한마디로 감동과 충격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인류의 역사와 문명은 지역적으로 위대한 발상지나 그 이동과 인종주의적인 이론들로 가득했지만 ‘총, 균, 쇠’는 달랐다. 우선 이 책은 1만3천 년 인류역사의 기원을 마치 파노라마처럼 풍부한 자료와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 엮어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유전학, 병리학, 생태지리학, 문화인류학, 언어학, 진화생물학, 고고학 등 온갖 학문들을 동원해 인류 발전의 속도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여기서 인상적인 점은 이 책이 지나치게 과학적 이론이나 깊이 있는 생물학 또는 역사와 지리적 상식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방대한 양임에도 읽으면서 지루하지 않았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국이 강대한 이웃나라들에 둘러싸여 있지만 독특한 문화, 언어, 민족과 독립을 유지한 이유에 대해 지리적 조건이 훌륭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나라가 수려한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