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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에 영화 한편씩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조현준 교수 제작 ‘시계’, 칸 영화제 비경쟁부문 초청


칸 영화제에 초청받은 교수가 있다. 언론영상학과의 조현준 교수다. 조현준 교수는 북한에 체류하며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북한 주민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담아 낸 ‘삐라’와 탈북자 이야기를 다룬 ‘황색바람’으로 다큐영화와 독립단편영화계에 알려져 있다. 최근 조현준 교수가 감독한 단편영화 ‘시계’가 ‘제71회 칸 영화제’에 비경쟁 부문에 최종 선정돼 5월 16일 칸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시사성이 강한 영화’라는 평가를 받은 조현준 교수의 작품은 군대 내 에서 벌어지는 학대와 성추행을 다뤘다. 조현준 교수를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시계’ 가 최종 선정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웃음) 영화계에 큰 영향력을 가진 전세계의 관계자들과 또 세계의 관객들 앞에서 제 영화를 상영하게 되어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 큽니다. 사실 저희 영화의 주된 배경인 군부대는 곧 폐쇄될 예정인 실제 부대에서 촬영을 했어요.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열심히 임해주신 스텝분들과 배우분들에게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또 저희 부모님께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는데, 특히 모든 배우들과 스텝의 식사를 손수 준비해 챙겨주신 어머니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Q. 단편영화 ‘시계’ 에 대한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시계’는 군대 내에서 벌어지는 학대와 성추행을 다룬 영화에요. 주인공이 군대 선임들로부터 학대를 당하게 되지만 계급관계가 뚜렷한 군대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성추행을 당하는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사실에 대해 아무에게도 알리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 간다는 내용을 담았어요. 영화 첫 부분에는 주인공이 여자 후배와 성관계하는 모습을 시계 몰래카메라를 이용해 촬영을 하려 하지만 결국 실패하게 되는 장면이 있어요. 몰래카메라를 이용한 성범죄 역시 영화의 핵심요소로 등장하지요. 영화의 전반부와 후반부 에 ‘똑딱똑딱’거리는 시계소리를 삽입했는데, ‘시계’는 주인공이 피해를 당하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피해자로서 무의미하게 흘려보내는 시간과 동시에 성범죄 수단을 의미하기도 해요.


Q.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계급 사회에서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침묵을 지키는 것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했죠. 계급사회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추행 사건에 대해 피해자들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가해자보다는 피해자에 더 초점을 맞춰 영화를 제작하였습니다. 영화를 만들고 난 직후에 미투운동이 확산되었는데, 제가 담고 싶었던 이야기가 현실이 되니 놀랍고 신기했어요.


Q.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보람 있었던 점과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촬영이 끝나는 그 순간이 가장 보람 있었어요. 또 작품 속에서 의사로 출현하는 배우 류태호 씨를 제가 직접 힘들게 캐스팅을 했었는데, 정말 연기 베테랑이셔서 NG 한번 없이 모든 연기를 해내셨어요. 그걸 보면서 ‘역시 베테랑은 다르구나’라고 생각했죠. 힘들었던 점은 ‘군대’라는 곳을 디테일하게 표현하는 것이었어요. 영화 속 배경이 군부대이기 때문에 군대에 대해 잘 알아야 했지만, 저는 군대를 다녀오지 않아 디테일한 부분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더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이미 군대에 다녀온 학생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정보를 수집했어요. 또 이 영화를 작년 2월 중순에 촬영해서 2월말에 촬영을 마쳤는데, 그렇다보니 날씨가 많이 추웠고, 폐쇄될 예정인 실제 부대에서 촬영을 한 것이라 시설이 불안해 조마조마했어요.


Q. 교수님의 작품 중 인권에 대해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이 많은데, 앞으로도 인권 문제에 초점을 맞추실 생각이신지,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저는 사람들이 처한 상황, 특히 사회적인 문제 속에 놓인 개인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요. 사회적인 문제 속에 놓인 개인의 이야기가 인권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것이 될 수도 있지요. 앞으로의 작품들은 당분간 이런 문제들을 다룰 예정이에요. 지금 준비하고 있는 작품들이 많은데요, 하나는 대학 기숙사 신축으로 인해 인근 원룸 주인들과 빚어지는 갈등을 소재로 집단 이기주의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영화를 제작 중이고, 또 다른 하나는 90년대 중반 상인동 지하철 사건의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도 준비하고 있어요. 다양한 활동들을 해왔지만, 저는 앞으로도 계속 영화를 만들 것이고, 장편영화든 단편영화든 한 해에 하나씩 제작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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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