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커플은 서로 바쁘다 보니 일주일에 한 번씩 주말마다 데이트를 즐깁니다. 한 번씩 만나는 것은 괜찮은데 매번 코스와 가는 곳도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커피점은 거기, 영화관은 저기, 술집은 여기, 그 가게와 무슨 협약이나 크게 할인받는 받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남친이 알고 있는 것이 한정된 것인지, 변화를 싫어하는 것인지, 저는 새로운 메뉴와 식당을 개척하고 싶은데 남친의 마인드를 제가 이해만 해야 할까요?
A : ‘행위의 즐거움보다는 존재의 즐거움을 추구하라’
새로운 데이트 코스를 개척하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이전과 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양화된 데이트 코스가 이제는 끝난다면? 새로운 곳도 이내 거기서 거기가 되고 더 이상 할 게 없다면? 사실 연애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대한민국 데이트 코스는 거의 다 평준화되어 있다. 특별히 분위기가 좋고, 맛 좋은 장소라고 해도 단골이 되면 이내 식상해지고 마니까.
일차원적인 욕망, 즉 먹고 마시고는 결코 충족될 수 없는 욕망에 불과하다. 오히려 그런 욕망을 추구할수록 데이트는 단순화 되고 만다.
하지만 데이트 장소와 상관없이 새로운 느낌을 전해줄 수 있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다. 때때로 당신은 의문을 품게 될 것이다. 남자 친구를 만나기 때문에 좋은 건지, 남자 친구와 맛있는 걸 먹기 때문에 좋은 건지. 결국 우리가 데이트를 하면서 만끽해야 할 즐거움은 어떤 행위의 즐거움이 아닌 존재의 즐거움이다. 함께 있어서 즐겁지 못하다면 함께 무얼 해도 즐겁지 않을테니까. 나의 경우 같은 데이트 장소였지만 상대에 따라 다른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다. 즉 그 장소가 즐거웠던 것이 아니라 함께 했던 상대가 즐거웠던 것이다. 그녀의 옷차림, 그녀의 반응, 그녀의 표정, 그녀와 나눈 대화, 그녀에게 나던 향기. 어쩌면 지금의 고민은 단지 데이트 장소가 확장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아닌 상대에 대한 불만일지도 모른다. 이 점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
단순히 먹고 마시고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식상한 장소지만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고, 자신의 장점을 보여주고, 보다 새롭고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 사람은 데이트 장소에 구속받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매력에 심취된 상대방은 아마도 더 존중하는 자세로 가치있는 장소로 당신을 이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