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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을 추구하는 연극예술학

예술, 문화, 미디어와 총합을 지향하는 학문

● 연극예술학이란 무엇인가?
연극예술학은 흔히 연극학(Theatre Studies)으로 통용되고 있으며, 인간의 행동을 모방하고 종합적 기호로 무대 위에서 형상화되는 연극공연을 기본 텍스트로 삼고 있다. 그래서 연극공연의 일회성, 즉각성, 현전성 등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학문적 접근방법에 있어서 많은 제약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연극예술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문학작품인 희곡/대본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 연극은 원래 ‘행동하는 문학’인 희곡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초기의 많은 연극학 연구자들이 문학 분야의 전공자들이었으며, 또 희곡을 토대로 연극예술을 다루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연극은 문학작품으로서의 희곡을 기반으로 진행되면서 동시에 무대, 조명, 의상, 분장, 소품을 포함하여 배우의 신체와 소리, 정서를 운용하는 연기술 등 다양한 분야가 복잡하게 연동(linkage) 관계를 맺으며 완성되는 예술이다. 그러한 까닭에 연극 연구가 올바르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희곡을 포함하여 연기, 연출, 무대표현의 기술 등 모든 공연적 요소를 포함할 수밖에 없다. 즉, 연극학이란 희곡, 연기, 연출, 장치, 조명, 음악, 음향 등 연극공연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요소를 분석, 연구하고 체계화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 연극예술학은 언제 시작되었는가?
연극의 역사는 인류의 기원만큼이나 오래되었지만 본격적인 연극학의 등장은 상대적으로 짧다. 기원전 335년에 기술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연극예술의 탄생과 기능에 관한 최초의 서적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소포클레스의 비극작품을 교본으로 ‘모방의 본성’과 ‘감정의 정화’를 연극의 핵심적인 개념으로 규정하였다. 이후 연극은 문학과 수사학(rhetoric) 분야의 일부로 여겨져 왔으며, 희곡과 커뮤니케이션의 범주 안에서 연구가 이뤄졌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여러 장르의 총합체적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연극은 학제적인 연구영역이 될 수 있다고 믿었으며, 문학에서 좀 더 세분화한 극문학과 드라마트루기로의 변화를 시도하며 독자적 입지를 강화시키고자 했다. 이러한 일련의 시도들에 의해 미국의 경우 1905년에 하버드 대학교 영문학과의 교과목으로 연극 교육과정이 처음으로 개설되었다. 그리고 1924년에는 예일 대학교에 독자적인 연극학과가 등장하였다.

독일의 대학에서도 독자적 연극예술을 주장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었다. 1902년에 막스 헤르만(Max Herrmann)이 ‘연극사학회’를 창립하였으며, 1904년에는 후고 딩어(Hugo Dinger)가 『학문으로서의 드라마투르기』라는 2권의 저서를 발간하면서 연극예술을 독자적 학문으로 구분하려는 시도를 했다. 그리고 1923년에는 베를린에 소재한 대학에 처음으로 연극학연구소가 설립되었으며, 연극학이 공식적 학문영역으로 자리매김하는 기틀을 제공했다. 1930-40년대에 이르러 연극학과가 자립적인 존재로 인정을 받게 되지만 독일에서 연극학의 개념과 이론이 실제적으로 정립되는 시기는 1970년대 이후에야 가능했다.

한국의 경우 현대극의 개념이 소개된 것은 이인직의 <은세계>가 공연된 1908년을 기점으로 잡고 있다. 연극을 논의한 최초의 서적은 『김재철의 조선연극사』로 1933년에 출간되었으니 역사적 배경은 미천한 편이다. 1949년에 학술연구단체인 ‘한국연극학회’가 창립되었으나, 단일 학문으로의 기반을 마련한 것은 1959년 이후 연극학과가 대학에 개설되면서였다. 70년대 이후 이두현, 여석기, 유민영 등 여러 학자에 의해 다양한 연극학 관련 서적들이 출간되면서 한국연극학의 위상은 예전보다 발전되었다. 하지만 독자적 분과학문으로의 연극학이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은 다양한 이론과 분석방법이 소개된 2000년대 이후부터라고 할 수 있겠다.

● 연극예술학의 현실적용범위와 전망은?
최근 20-30년 사이에 연극학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많은 발전을 해왔다. 예를 들어, 뉴욕대학교는 연극학과를 공연학으로 변경했으며, 노스웨스턴 대학교는 약100년 간 사용해오던 구술연출학과(Oral Interpretation)라는 명칭을 공연학과로 변경했다. 독일의 바이로이트대학교에 속한 FIMT(Forschungsinstitut fur Musiktheater)는 오페라와 뮤지컬을 주 전공으로 하고 있지만, 연극학 교수진의 책임 하에 음악학, 연극학, 매체학 과목들을 수강해야 한다. 연극학은 또한 영국의 런던대학교, 캐나다의 빅토리아대학교처럼 응용연극학과(Department of Applied Theatre)를 개설하여 연극학의 적용범위가 사회문화예술교육의 차원으로 급속하게 넓어지고 있다. 연극의 완성을 구성하는 3요소 중의 하나인 연극관객들이 매스미디어의 발전에 따라 다양화되고 파편화되어 가면서 연극도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반조건은 사실 다양하게 분화되는 현대 사회에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수용성의 특성을 가진 연극예술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연극학은 연극을 연구하는 예술학일 뿐만 아니라 문화학의 학문이며 동시에 여러 매체와 결합된 공연연구를 지향하고 있기에 발전 가능성과 활용범위가 매우 높은 매력적인 분야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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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