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 노래가사처럼 무더운 대구에도 드디어 가을이 왔다.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현대화 물결에 휩쓸려 숨죽여 있던 근대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진골목부터 천고마비의 계절 우리를 살찌울 먹자골목까지, 대구 곳곳에 보물처럼 숨어있는 골목을 찾아 떠나보자.
● 벽화골목
삼덕동에 위치한 벽화골목 / 버스에 그려진 그림
철거예정지에서 보존지역으로 바뀌어 유명 관광지가 된 삼덕동의 벽화골목.
삼덕동은 전국으로 확산된 담장 허물기 운동이 시작된 곳이다. 방천시장과 큰 길을 두고 맞은편에 위치한 이곳은 대구 중심가와는 달리 70년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색감이 뛰어난 벽화는 물론 다양한 재료들로 눈을 즐겁게 해준다. 고즈넉한 분위기로 가을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삼덕동 벽화골목! 삼덕동의 낙엽 쌓인 골목길에 서서 벽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보자.
● 진골목
진골목 앞에 있는 비석/ 진골목에 위치해있는 계산성당
한일극장네거리 쪽으로 걷다 중앙시네마 옆 조그만 골목으로 들어서면 나오는 곳이다.
진골목은 ‘긴 골목’이라는 뜻으로 경상도에서 ‘길다’를 ‘질다’로 발음하는데서 따온 이름이다. 골목 초입은 동성로의 번잡한 분위기와는 딴판으로 마치 시골 읍내의 고목에 들어 온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마담이 있는 사랑방 같은 다방이 있고, 얼큰한 육개장이 유명한 식당도 있다. 번잡한 대구 도심에 옛 풍경을 간직한 골목길로 1899년 프랑스 선교사가 설계한 고딕양식의 계산성당이 있다. 낭만과 운치가 있는 진골목으로 가을맞이 데이트를 권하고 싶다.
● 서문시장 먹자골목
먹자골목의 전경
중구 대신동에 위치한 서문시장은 대구를 대표하는 전통 재래시장이다.
서문시장은 조선시대부터 300여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시장의 규모도 엄청나다. 이미 먹자골목은 골목의 규모를 넘어서 먹거리 마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시장 안쪽으로 들어서면 대구십미(十味) 중 제 십미(第 十味)로 꼽히는 납작만두도 있고, 즉석 도넛, 어묵볶음 등 다양한 먹거리들이 즐비해 있다. 필요한 물건이 있다면 대형마트보다는 전통 재래시장으로 가 시장의 푸짐한 인심을 느껴보자.
● 약전골목
약탕기 모양의 조형물
걷기만 해도 병이 낫는 골목, 약전골목!
대구는 ‘약령시’로 불릴 만큼 큰 한약재시장이 열리던 곳이다. 양쪽에 늘어선 한약방의 한약재 냄새를 맡으며 골목을 걷다보면 마치 60~70년대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 약전골목은 조선 효종 6년(1658)부터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 여러나라로 한약재를 거래해 국제시장으로서 명성을 떨쳤다. 또한 김원일의 소설 ‘마당깊은 집’의 배경장소도 있고, ‘대구 약령시 한방문화축제’가 열리기도 해 대구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
평화시장 닭똥집골목 간판
피부미용과 다이어트에 도움되는 닭똥집, 닭똥집골목!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은 대구 동구 신암동에 위치해있다. 대구 시민들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도 유명한 닭똥집골목이다. 1972년 한 식당에서 서비스로 내놓은 닭똥집이 손님들의 호응이 좋아 형성된 곳으로, 최근 전국음식특구로 지정돼 관할 구청에서 철저하게 위생을 관리하고 있다. 닭똥집 특유의 쫄깃한 맛과 푸짐한 양으로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어 다양한 연령층이 찾고 있다.
● 안지랑 곱창골목
안지랑 시장 입구
대구하면 빼놓을 수 없는 막창, 안지랑 곱창골목!
지하철 1호선 안지랑역 3번 출구와 인접한 이곳은 38년 전 한 곱창집에서 출발해 현재는 42개까지 늘어난 대구의 대표적인 먹거리 골목이다. 전국방송에 소개되어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만큼이나 유명한 이곳은 일정한 가격과 비슷한 외관으로 꾸며 놓았지만 점포마다 개성이 달라 취향에 맞게 골라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