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수건을 질끈 묶고 칼과 표창으로 무장한 녹색 거북이들, 영웅 ‘닌자터틀’을 기억하는가?
뉴욕시는 어느샌가 악당 슈레더와 그의 조직 ‘풋 클랜’이 장악해버린 후 범죄와 폭력이 난무한다. 신참이지만 의욕에 가득한 열혈 방송기자 에이프릴은 카메라맨 번과 함께 그들의 음모를 파헤치기 위해 나서고, 슈레이더와 손잡은 사업가 에릭 삭스의 정체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한편 하수구에서 동양무술 고수인 생쥐 스승 스플린터에게 사사 받으며 살던 네 마리의 거북이 레오나르도, 도나텔로, 라파엘, 그리고 미켈란젤로는 암흑으로 변해가는 도시를 구하기 위해 거리로 나와 ‘풋 클랜’ 일당을 청소한다.
‘코와붕가(cowabunga)’를 외치며 피자나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받지만 용감무쌍한 10대 거북이 영웅인 ‘닌자터틀’은 지하철에서 난동을 벌이는 악당들을 무찌르고 돌아가는 길에 에이프릴과 마주친다.
1984년 미국의 코믹북 아티스트였던 피터 레어드와 케빈 이스트먼이 심심풀이로 그렸던 그림에서 시작된 ‘닌자거북이’는 당시 고독하고 황폐한 영혼의 영웅들에게 길들여졌던 코믹북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비록 1권은 그들이 돈을 빌려 3,000부를 인쇄했지만 2권은 15,000부의 선주문이 들어올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어린이용 TV 애니메이션, 게임, 그리고 영화로 재생산되며 세계인들을 열광시켰던 콘텐츠이다. 1993년 <닌자거북이 3>이라는 실사영화가 제작된 지 20년 만에 <타이탄의 분노>와 <월드 인베이전>의 감독 조나단 리브스가 연출하고, <트렌스포머> 시리즈를 제작한 마이클 베이의 손으로 그동안에 눈부시게 발전된 특수효과의 옷을 입고 새롭게 만들어져 관객들 앞에 돌아온 것이다.
<트렌스포머>의 히로인 메간 폭스는 이번 작품에서 ‘풋 클랜’의 음모를 파헤치는 열혈 기자 에이프릴을 연기했다. 그녀는 취재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지만 정의감이 가득한 면모를 연기해 원작과는 다소 다르지만 새로운 매력의 캐릭터로 탈바꿈한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얼마 전 방한해 ‘세월호 희생의 슬픔’에 동참하는 노란리본을 달고 레드카펫을 밟아 관객들과 직접 만나는 자리에서 자신의 소신을 피력해 ‘개념 있는 배우’라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
전 세계를 열광시켰던 돌연변이 전사들, 피자와 농담, 그리고 10대의 활기 넘치는 에너지가 가득한 젊은 영웅 닌자터틀을 나는 10대의 마지막을 장식하던 1980년대 중반 어찌어찌 구해본 코믹북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이제 30년의 세월이 흘러 새롭게 그리고 더더욱 화려하고 익사이팅하게 우리 곁에 찾아온 <닌자터틀>을 보며 아드레날린은 거북이 영웅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닐거란 생각을 하게 됐다. 물론 아드레날린 주사를 맞으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그보다 이렇게 신나고 재미있는 영화를 만나며 우리 몸속에 아드레날린을 가득 분출시켜 새로운 학기의 시작을 기운 충만하게 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