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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코포니아(Francofonia, 2016)

- 경계를 넘어서는 아름다움에 대한 경의

현재의 한국사회는 ‘경의를 표하는’ 마음이 실종된 사회라고 생각한다. 작금의 한국사회는 휘발성 강한 일회적 감탄은 존재하지만 그 감탄이 타인에 대한 진정한 존경심으로 이전되는 경의로 이어지기는 참으로 인색하기 짝이 없다. 왜 이러한 현상이 빚어졌을까?

‘프랑코포니아’를 보면서 인간의 가장 심오한 깊이에서 표현되는 마음 속 진정한 표현인 ‘경의’를 다시 추억했다. 이 영화의 중심 기조로 유지되는 아름다움에 대한 정치적, 문화적, 언어적 심지어 권력의 위계에서마저 현저한 차이가 나는 두 인물간의 상호 진정한 ‘경의’를 매개로 윤활유처럼 흐르는 품위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영화 ‘프랑코포니아’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파리를 침공하여 점령군의 입장으로 위세 당당하게 파리 루브르 미술관을 접수한 독일군 중에서 역사적 전리품을 담당하는 메테르니히 백작과 당시 루브르 미술관 관장이던 자크 조자르의 ‘아름다움에 대한 서로의 경의’를 다룬 영화이다.

이 두 인물은 단순히 미술품을 지켜내기 위하여 협력하는 것이 아님을 러시아의 거장 알렉산더 소코로프 감독은 역설한다. 감독이 보여 주려한 진실은 국가와 예술, 곧 권력과 아름다움에 대한 은유이다. 권력이 아름다움을 대하는 태도는 ‘탐닉’이며, 대부분 ‘착취’이다. 영화에서도 파리를 점령한 독일군 병사들은 고가구를 땔감으로 사용하려 들며, 오랜 역사의 시간이 스며 있는 샹들리에는 군복들을 아무렇게나 걸어 놓는 옷걸이 정도로 치부한다. 하지만 이곳에 아름다움에 대한 ‘경의’를 간직하는 것이 인간 본연에 깃든 품위를 돌보는 행위라는 것을 보여주는 인물이 있다. 바로 독일군 문화사령관 메테르니히 백작이다. 그는 상부에 공문을 작성하여 이러한 독일 점령군의 아름다움에 대한 ‘착취’의 행위들을 금하는 군령을 내리도록 노력한다. 그리고 피지배지에서 어렵사리 미술품 보존이라는 가장 힘든 난제에 봉착한 루브르 관장 자크 조자르는 자신과 한 방향을 보고 있는 메테르니히를 알아보고 그의 도움에 의해 말없이 인류가 보존해온 아름다움에 대한 경의를 지켜내는 데 최선을 다한다.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이 두 사람이 정확하게 한 방향을 서로 응시하고 있었음에도 시대가 각조한 아이러니의 역사 한복판에서 서로 적으로 만나 참으로 슬프기 짝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바로 이곳에서 파생되는 상대에 대한 가장 힘겨운 ‘경의’가 표현되는 것 또한 사실이리라. 적어도 두 사람은 어떤 경계를 넘어서는 경의를 서로에게 잊을 수 없는 형태로 각인했다. 그 경계는 편견이며 적개심이며 또한 경쟁이 낳은 무자비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모든 일상의 풍경은 일견 아름답지 않다. 경계를 넘어서는 아름다움을 회복하는 유일한 길은 어쩌면 분열적으로 흩어져 있는 자기만의 시선에서 한 방향을 함께 보려고 하는 최초의 시도일 것이다. 그 한 방향은 바로 숨결을 간직하고 있는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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