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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호 독자마당] 눈먼 자원봉사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위해 학점 외에도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 토익, 자격증, 자원봉사. 나는 자원봉사가 부담스러웠다. 성적처럼 명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고 ‘보람’이라는 무형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봉사 약속을 잡는 것부터 어렵게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순수한 봉사정신 때문이 아닌 봉사시간을 얻기 위해서라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1학년 때 복지관에서 장애아동들을 돌봤지만 점수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맴돌았다. 나를 쳐다보며 웃는 아이를 보니 더욱 죄책감이 커졌다. 전역 후에는 헌혈, 자선단체 기부 등의 간접적인 봉사활동만 해왔다. 그러던 중 어릴 때 읽던 책들이 생각났다. ‘이제 읽지도 않는 책들을 기부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단순한 생각에 복지관을 찾았다. 하지만 복지관의 위치는 바뀌었고 그 곳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곳이었다.

만약 옆에 시각장애인이 있었다면 얼마나 상처가 되었을까? 단순히 봉사점수에 눈이 멀어 나는 어떤 행동을 했었나? 결과만을 생각한 행동이 어떤 상황을 초래하는지 가슴 아프게 느꼈다. 내가 자원봉사를 대학생활을 위한 것 중 하나로 본 것부터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해왔던 것은 타인을 위한 봉사가 아닌 날 위한 투자였다. 조금의 관심과 희생정신도 없는 행동은 자원봉사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관심’이 없었기에 실수를 했다. 거창하게 무언가를 하는 게 아닌 작은 관심이 자원봉사의 시작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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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