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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4호 독자마당] 너라는 즐거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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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입안에 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뛰고, 한없이 물러질 때가 있다. 나는 항상 너를 찾으려 애썼다. 망망대해에서 너의 이름을 부르짖는다. 너를 발견하는 일은 언제나, 새로웠다. 네가 있었던 곳, 네가 없었던 곳에서 너의 흔적을 찾는다.


너의 흔적을 좇다 지쳐, 삶에 파묻힐 즈음이면. 너는 예의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손을 내민다. 지금 이 손을 잡으면, 넌 또다시 나의 곁을 떠나가겠지. 그 사실을 알면서도 나는 손을 잡는다. 


정신을 차려보면, 너는 어디론가 떠난 뒤였다. 그러나 너와 함께 한 추억들을 기억한다. 책장에 묻혀있던 너, 땀 흘리는 너. 너와의 첫 만남처럼 또 볼이 발개져온다. 가끔은 나타나주지 않는 네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너는 언제나 예기치 않게 나를 찾아온다. 제멋대로인 점이 고양이를 닮았다.


그럼에도 나는 너를 사랑한다. 오직 너와 함께하는 시간만이, 진정으로 살아있음을 자각하게 되니까.


너를 줄곧 바라보며 한 가지 깨달은 점이 있다. 나는 너를 알게 된 순간부터 너를 기다렸지만, 너는 나를 알기 전부터 나를 기다려왔다는 사실을. 처음 보는 우리가 마주보면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던 까닭이다. 


이제는 마냥 너를 기다리지 않는다. 그저 좋아하는 일에 열중할 뿐이다. 이제는 너를 기다리는 시간마저 즐겁다.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흐르더라도, 너의 아름다움은 빛바래지 않는다. 변하는 건, 나의 마음뿐이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바깥을 나선다. 그 곳에는 나를 기다려온 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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