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19.9℃
  • 맑음강릉 20.8℃
  • 맑음서울 21.2℃
  • 구름조금대전 21.9℃
  • 흐림대구 19.0℃
  • 구름많음울산 21.0℃
  • 구름많음광주 22.5℃
  • 구름많음부산 23.1℃
  • 구름많음고창 22.6℃
  • 구름조금제주 25.8℃
  • 맑음강화 19.7℃
  • 구름조금보은 19.7℃
  • 구름많음금산 20.0℃
  • 구름조금강진군 23.7℃
  • 구름많음경주시 ℃
  • 구름많음거제 21.5℃
기상청 제공

[독자마당] 기록에 대하여

기록은 문자가 없던 시대에 ‘무언가’(무엇이든 될 수 있다)를 표현하고자 했던 선사인들의 욕망에서부터 출발하여 다양한 형태의 매체로 발전하였다. 이를테면 메소포타미아의 점토판, 중국의 갑골문 등이 있고 현재에 와서는 수기뿐만 아니라 전자 형태의 기록이 널리 이용되는 추세다. 만약 기록이 없었다면 역사 또한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은 조금도 과언이 아니다. 누군가가 남겨둔 기록으로 우리는 과거의 일을 연구하고, 미래를 구상한다. 그러나 오늘 나는 기록이 인류가 아닌 나 자신에게 미친 영향에 관해 얘기하고자 한다.

 

이실직고하자면 나는 일기 쓰기를 귀찮아하는 초등학생 중 하나였다. 방학 숙제로 나온 그림일기는 개학을 하루 앞두고 몰아 쓰기 일쑤였고, 일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곧잘 불평하곤 했다. 비단 나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이 그랬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기록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고, 대학생이 된 후로는 줄곧 일기를 써왔다. 처음엔 단지 특정 사건, 중요한 약속, 기념일 등을 잊지 않기 위해 썼지만, 시간이 차츰 흐르고 어느새 나는 일기를 통해 하루를 복기함은 물론 ‘나’라는 존재와 친해지게 되었다.

 

나는 일기, 나아가 기록을 명상에 비유하길 좋아한다. 명상은 편한 자세를 취한 뒤 자신의 호흡을 가다듬으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수용하는 일련의 행위다. 내게 기록이 명상인 이유는, 기록을 할 때만큼은 그 어떤 방해와 소란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즐거울 때, 슬플 때, 분노할 때에 일기장에 글을 써 내려가다 보면 내게 벌어진 모든 일들로부터 한 발짝 벗어나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 한 자 한 자 온 진심으로 쓰고 나면 내 정신 혹은 마음이 태초로 돌아간 것처럼 말끔히 비워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런 얘기를 하며 일기 쓰기를 추천하면 혹자는 어떻게 매일 일기를 쓰냐고 얘기하지만, 나라고 해서 매일 일기를 쓰는 것은 아니다. 딱히 기록할 일이 없거나 무진장 피곤한 날엔 일기를 쓰지 않는다. 일기를 매일 쓸 필요는 없다. 다만 기록을 통해 가뜩이나 많은 인생의 짐을 수월하게 이고 가거나, 조금 덜어냈으면 하는 것이다. 요즘은 블로그나 SNS, 어플리케이션이 잘 발달해 있으니 굳이 일기장을 살 필요는 없다. 그러니 나는 이 글을 읽을 불특정 다수에게 자신에게 맞는 편한 매체를 선택하여 오늘 있었던 일을 써보기를 추천한다. 훗날 돌아봤을 때, 기록이 쌓임에 따라 조금씩 성장한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관련기사





[기자칼럼] 렉카유튜버, 혐오가 돈이 되는 세상 정보화 시대에 들어서고, 양방향 소통 매체인 유튜브가 한국 사회의 중심이 되면서 ‘유튜버’는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하나의 직업이 되었다. 시청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영상을 올리고, 시청자가 해당 영상을 클릭함으로써 발생하는 수익을 통해 부와 명예를 획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를 악용하는 소위 ‘렉카유튜버’들이 등장하면서, 이들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렉카유튜버’는 특정인에게 일어난 이슈나 사건 등을 영상화하여, 해당인을 모욕하고 비난하는 유튜버다. 과거엔 사건을 전달하는 역할만 한다는 점에서 이슈유튜버로 정의됐지만, 사건에 대해 모욕과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난폭운전으로 사고 현장에 달려오는 렉카(사설 견인차)와 비슷해 렉카유튜버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이들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타인의 이슈를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된 정보를 전달해 이득을 취하려 하기 때문이다. 확인되지 않은 허위 정보라도 단독으로 내용을 전달하면, 유튜버의 수익과 직결되는 조회수가 증가하고 ‘진실을 밝히는데 기여하겠다’는 후원자가 생기기도 하는 등 이들에게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다. 심지어 정기로 고액을 후원하는 시청자도 심심치 않게 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