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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2호 독자마당] 끝 혹은 새로운 시작

어느덧 한 학기를 마무리하며 무술년도 저물어가고, 유난히 더웠던 가을 학기의 첫 시작은 어느새 늑골까지 시린 겨울의 문턱에 들어섰다. 내년이면 2학년으로, 파릇파릇한 스무 살이 지나갔다는 생각에 그 어느 때보다도 마음이 심란하고 거리의 헐벗은 나무들처럼 허전하기만 하다. 한번 뿐인 1학년을 덧없이 흘려보낸 것 같아 너무나 아쉽고 마음이 먹먹하기만 하다.


계명대학교에 처음 왔을 때가 생각난다. 대구에 온 적이 손꼽을 정도로 적었던 나는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쭈뼛쭈뼛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물어가며 겨우 학교에 도착했었다. 지하철과 버스 타는 법도 익숙하지 않아 한 겨울에 식은땀 흘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모르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나 싶을 정도로 그 당시의 나는 정말 용감했었다. 나도 새롭게 입학할 학생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야겠다고 다짐한 계기가 되었다. 


새로운 일들과 신기한 모험으로 가득찼던 하루, 학교로 걸어가던 길의 설렘, 계명대의 첫인상은 마치 오이디푸스에게 수수께끼를 던진 스핑크스처럼 웅장한 분위기를 맘껏 뽐내며 나에게 대학 생활의 낭만을 꿈꾸게 했다. 지금은 셀 수 없이 봐서 아무런 감흥도 없지만 그때에는 얼마나 멋있어 보였는지 모른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헤어짐이 있으면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비가 온 뒤 땅이 굳는 것처럼, 나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쌓여 한층 더 성숙해질 것이다. 비록 많은 추억들이 쌓였지만,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기에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릴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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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