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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벌써 일년

단풍잎에 물이 다 들지도 않았는데 입동이 찾아왔다. 작년에도 이렇게 빨리 계절이 바뀌었나 생각하며 떠올려보니 알 턱이 없었다.
 
1년 전, 나는 수험 공부 때문에 교실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친구들은 감기에 걸릴까 두려워 창문을 꽁꽁 닫았고 햇빛이 공부에 방해된다며 커튼을 쳤다. 열 명도 되지 않는 학생들이 스스로 들어간 밀실에서 하루를 견뎠다. 4시가 지나면 전문대에 합격한 학생들이 먼저 집으로 갔다. 우리는 부러워하며 그들의 뒷모습을 지켜봤다. 
 
우리 반에는 유난히 정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반은 간호학과에 가고 싶어 했고, 나머지도 각자의 길이 있었다. 나는 후자에 속했다. 성격도 관심사도 달랐지만,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저녁에는 다 같이 책상을 붙여 밥을 먹었다. 빨간 기름이 고인 불고기가 나온 날에는 학교 앞 편의점으로 갔다. 수능시험 전날에도 고사장 앞에서 종이로 포장된 초콜릿을 까먹었다. 유난히 따뜻한 겨울이었다.
 
그 후로부터 1년이 지났다. 나는 내가 가고 싶어 했던 학교, 학과에 입학했다. 함께 저녁과 토요일을 보냈던 친구 중에서 몇몇은 원하는 학교에 갔고, 아닌 친구도 있고, 재수를 준비하는 친구도 있다. 가끔 SNS에 올라오는 파푸아뉴기니나 마라탕의 사진에는 ‘그나마 행복해요’라는 문장이 보이는 듯했다.
 
그때로 돌아가고 싶냐고 묻는다면, 아직은 아니라고 답할지도 모른다. 12년 동안 맡은 교과서의 냄새와 교복 셔츠의 질감을 아직 잊지 못했다. 언젠가는 3년 전에 떨어진 단풍잎처럼 흔적 없이 사라질 추억이다. 땅은 그것을 비료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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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위기를 극복하는 지혜 우리나라는 현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때문에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대학도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위기를 맞았다. 지금 코로나19는 국가의 중앙 및 지방 행정 조직, 입법 조직의 능력,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던 문제, 그리고 국민의 수준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각종 문제는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드러난다. 유사 이래 크고 작은 위기는 언제나 있었다. 문제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이다.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평상심을 유지하는 일이다. 평상심을 잃으면 우왕좌왕 일의 순서를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할 뿐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큰 위기를 맞아 평상심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평소에도 평상심을 유지하기가 어려운데 위기 때 평상심을 유지하기란 더욱 어렵다. 그러나 평소에 평상심을 잃으면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위기 때 평상심을 잃으면 자칫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위기 때일수록 큰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역사는 지혜를 얻는데 아주 효과적인 분야다. 역사는 위기 극복의 경험을 풍부하게 기록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