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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정체된 지난 시간과 가속하고 있는 현재 사이에서

"그저 방법을 찾지 못했을 뿐이지, 눈앞의 그 문제는 생각보다 간단히 해결될 수도 있다."

누군가 나한테 지난 대학생활 동안 어떤 활동을 가장 많이 했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아르바이트이다.

1학년 1학기 초에는 원하는 학과에 입학했으니 공부를 열심히 하리라 다짐했다. 그러나 용돈이 끊김과 동시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새로운 일에 적응하는 데 모든 신경이 쏠려 결국 공부는 소홀해졌다. 나의 지난 대학생활은 수업에는 항상 출석하지만, 벼락치기로 시험을 보며 학기 중에는 주말에만, 방학에는 아르바이트를 더 늘리는 것이 전부인 시간이었다.동일한 시간 동안, 어느새 주변 사람들은 각자의 노력으로 취업을 위해 또는 꿈을 위해 명확한 성취를 이루고 있었다.

이 사실에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3학년부터였다. 이때부터 남들과 비슷한 삶을 살기 위해 시도했다. 하지만 여러 방법을 시도해봐도 나의 ‘게으름’을 의지로 극복할 수 없었다. 이것 또한 변명에 불과할 수 있지만, 게으름을 다루지 못한 나에게 찾아온 것은 자기혐오와 무기력, 무력함이었다. 이것들은 외면하려 해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졌다. 결국 올해 중순,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해 종합검사를 받았다. 점점 졸업이 다가오는데, 언제까지나 문제를 방치할 수 없었다. 해결하고 싶었고, 변화하고 싶었다. 검사결과는 성인ADHD.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게으름이라고 여긴 것의 본질적인 원인이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나라는 인간이 막연하게 잘못된 줄 알았다.

이때부터 약의 도움을 받아 일상생활의 사소한 부분부터 바꾸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이전까지 절대 고쳐지지 않던 것들이 조금씩 바꼈다. 내가 그렇게 원하던 ‘변화’를 이룰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노력하고 싶었던 것, 하고 싶었던 것을 하나씩 도전하고 있다. 여전히 문제가 많지만 이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변화를 체감하면서 부정적인 감정도 많이 옅어졌다. 졸업과 취업 준비를 4학년 2학기에 시작한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뒤처진 상태일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불안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올해의 자신이 남들보다는 뒤처질지라도 작년의 자신보다는 분명히 나아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혹시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 상상하지도 못한 다른 원인이 존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많은 것을 모르기 때문에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막연한 불안과 걱정만을 품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저 방법을 찾지 못했을 뿐이지, 눈앞의 그 문제는 생각보다 간단히 해결될 수도 있다. 아직 시도하지 않은 방법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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