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3.3℃
  • 맑음강릉 1.3℃
  • 맑음서울 -2.6℃
  • 맑음대전 -0.9℃
  • 맑음대구 1.4℃
  • 구름많음울산 1.4℃
  • 맑음광주 2.2℃
  • 흐림부산 2.3℃
  • 맑음고창 0.8℃
  • 흐림제주 6.2℃
  • 맑음강화 -3.3℃
  • 맑음보은 -1.2℃
  • 맑음금산 -0.7℃
  • 구름조금강진군 3.1℃
  • 구름많음경주시 1.2℃
  • 구름많음거제 3.0℃
기상청 제공

[1152호 독자마당] 젊음은 아름다움인가?

요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다양한 성형외과 광고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실리프팅과 보톡스, 필러 등의 광고를 보면 ‘당겨라 젊음의 선’, ‘당신의 얼굴 실루엣이 살아나면 젊음의 기억도 되돌릴 수 있습니다.’ ‘baby face’ 같은 표현들이 시술을 통해 젊음을 되찾을 수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젊음의 외적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젊음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과거부터 존재해왔다. 부와 명예, 권력을 다 가졌던 진시황제와 클레오파트라의 죽음을 떠올려보자. 그들은 그 모든 것을 내던지고라도 젊음을 갖길 원했다.

현대에 와서 젊음을 추구하는 형태는 보다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노화를 늦추거나 노화 증상을 완화하는 안티에이징을 넘어, 나이보다 젊어보이고자 하는 다운에이징, 삶의 자세와 태도 변화를 통해 자연스러운 안티에이징을 실천하고자 하는 슬로우에이징 등이 그 예이다. 현대의 적극적인 젊음 추구 현상은 항노화 산업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다. 국제적으로 항노화 제품은 노화의 치료·개선 및 예방을 위한 식품 및 의약품, 외모 향상을 위한 항노화 제품(예를 들면 피부 관리, 모발 관리) 그리고 그 외 보청기나, 임플란트 같은 의료기기 등으로 분류된다. 지식경제부 보고서에 따른 항노화 제품 세계시장 규모는 2008년 1612억 달러, 2010년 1895억 달러, 2015년 2912억 달러로 최근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산업들은 젊음 지향적 소비가 요구된다. 앞서 살펴본 성형외과 광고 외에도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자기관리(여기서는 젊은 외모를 관리하는 것을 말함)가 잘된 중년 연예인들의 모습 등은 이러한 산업의 요구를 충실히 만족 시키고 있다. ‘젊음은 아름답고 좋다’, ‘그러나 우리의 신체는 충분히 젊고 아름답거나 좋지 않다. 즉 무엇인가 결여되어 있다’, ‘이는 상품 구매를 통해 채워질 수 있다’, ‘젊어진 신체를 통해 행복한 삶, 성공한 삶까지 성취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함으로써 말이다. (물론 젊음 추구 현상의 배경에는 이보다 더 다양한 요인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인지연령-자신의 나이에 대해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연령-의 변화 등)

인류학자 안나 마친은 현대 사회의 ‘영원한 젊음’에 대한 집착이 나이 드는 것에 대한 존경심을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나이 들었다’라는 것을 지혜의 상징이 아닌 초췌한 겉모습으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젊음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의 과열은 특히 여성에게 ‘나도 뒤처져선 안 된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화장품, 성형 등으로 대표되는 이시대의 젊음의 샘물을 찾게 한다. 젊음으로 표현되는 소비자들의 욕구에는 외적인 기대감뿐만 아니라 심리적,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자아 이미지를 형성하고자 하는 바람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사실 나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름답다’, ‘좋다’는 건 상대적인 개념으로 ‘아름답지 않은 것’, ‘좋지 않은 것’이 있다는 걸 전제하고 있다. 젊음의 아름다움에 밀려 늙음이 아름답지 않은 것, 좋지 않은 것이 되어있지는 않은지 우리 생각의 민낯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관련기사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계명대신문사로부터 이 글을 써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대학 방송국 활동을 하던 시절이 떠올라 잠깐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대학생에게 권하는 한 권을 고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여러분과 같은 대학생일 때 제가 제일 좋아했던 소설은 틀림없이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이었습니다. 책을 펼치면 어느새 나는 프랑스 벨빌 거리 어느 골목,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 7층 계단에 걸터앉아 있습니다. 살찌고 병이 든 로자 아줌마에게는 힘이 부치는 계단입니다. 모모는 그녀가 자기를 돌봐주는 대신 누군가가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습니다. 로자 아줌마는 그저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돌봐주는 줄 알았기에 밤새도록 울고 또 울었습니다. 빅토르 위고를 좋아하는 하멜 할아버지는 길에서 양탄자를 팝니다.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할아버지는 그렇다고 말하며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입니다. 유태인 수용소에서 살아나온 로자 아줌마는 모든 위조 서류를 가지고 있습니다. 몇 대 째 순수 독일인이라는 증명서도 있습니다. 로자 아줌마는 한밤중에 겁에 질려 지하실로 숨어 들어가기도 합니다. 로자 아줌마의 병이 깊어갈수록 모모는 밤이 무서웠고, 아줌